삼성전자 HBM 질주…SK하이닉스 추격에 판도 바뀌나
HBM5·zHBM까지 확보…차세대 반도체 경쟁력 본격 강화
4나노 수율 80%…삼성 파운드리 흑자 전환 기대감 고조
HBM·파운드리·패키징 결합…턴키 경쟁력으로 반도체 판 확대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동시에 파운드리 수율 개선까지 가시화되면서 반도체 사업 전반의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1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를 두고 메모리 단품 공급을 넘어 HBM과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솔루션 공급 역량을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향후 성장 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핵심은 HBM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33%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40%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분기 HBM4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하고, 하반기 HBM 전체 매출에서 HBM4가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웃돌 전망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와 고성능 가속기 수요 증가가 HBM 시장 성장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차세대 제품 경쟁력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을 본격화한 데 이어 주요 고객사에 HBM4E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1c 코어다이와 2나노미터 베이스다이를 적용한 HBM5 아키텍처를 확보했고, 이후 세대 제품인 zHBM까지 로드맵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zHBM은 발열을 줄이면서 데이터 전송 대역폭을 크게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돼 고성능 인공지능 연산 환경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제품 자체의 성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베이스다이와 인터레이어, 패키징, HBM을 자체 공급할 수 있는 수직 계열화 역량을 갖춘 데다 TSMC와의 전략적 협력도 활용할 수 있어 고객사에 다양한 공급 방식을 제시할 여지가 있다.
HBM 설계와 생산, 선단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파운드리 사업의 회복도 중요한 변수다.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 수율은 80% 이상으로 안정화됐으며 2나노 GAA 공정 수율 역시 70% 이상으로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부터 4나노 LPU 양산이 본격화되면 수율 안정과 생산량 확대가 맞물리면서 파운드리 부문의 흑자 전환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2나노 수율 역시 연초 50% 미만에서 크게 개선된 만큼 미국 대형 고객사 확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낙관론만으로 평가하기에는 과제도 적지 않다.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의 기술·수율 경쟁이 치열하고, 고객사의 품질 검증과 공급망 다변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파운드리 역시 수율 개선이 지속적인 생산성과 수익성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 부담도 변수다.
삼성전자가 턴키 경쟁력을 시장의 주문 증가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려면 기술 개발뿐 아니라 고객 확보, 안정적인 수율, 적기 양산까지 동시에 증명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HBM 시장 점유율 확대와 파운드리 정상화가 함께 진행된다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중심에서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재편되는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