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아닌 독자적 브랜드로"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의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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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 때까지,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변이 아닌 중심에 둔다." 여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모이는 곳, 경향신문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은 2020년 3월8일 여성의날을 계기로 문을 열어 6년의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과힉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미디어오늘 주최) 발표에 나선 남지원 경향신문 젠더데스크 겸 플랫 팀장은 플랫의 지난 6년을 두고 '독자들과 밀착하며 살아남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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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미디어의 미래] 남지원 경향신문 젠더데스크·플랫 팀장
2020년 시작한 경향신문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 6년의 시간
'경향신문' 브랜드 재인식 아닌, '플랫'이라는 새 플랫폼 확산 초점
'입주자 프로젝트' 등 독자들과 오프라인 만남 기획, 접점 넓혀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 때까지,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변이 아닌 중심에 둔다.” 여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모이는 곳, 경향신문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은 2020년 3월8일 여성의날을 계기로 문을 열어 6년의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과힉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미디어오늘 주최) 발표에 나선 남지원 경향신문 젠더데스크 겸 플랫 팀장은 플랫의 지난 6년을 두고 '독자들과 밀착하며 살아남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플랫은 경향신문 기사 중 '여성 서사'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콘텐츠를 재가공하고 자체 콘텐츠도 생산해 유통하는 채널이다. '2030 여성들이 팔로우하고 싶을 만한 힙한 매거진'을 목표로,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엑스(X·옛 트위터)·뉴스레터·홈페이지 등을 통해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있다.
경향신문은 2030 여성들이 관심 있는 콘텐츠를 많이 생산하는 자사만의 매체 특성을 고민하다가 '플랫'을 떠올렸다. 남 팀장은 “젊은 세대가 기성언론을 잘 보지 않는 이유는 글 읽기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주류 언론에서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편집국 뉴콘텐츠팀에서 온라인 기사 유통 방법을 고민하다가 '2030 여성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기사가 많다'는 점을 떠올렸고, 이 기사들을 보여줄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경향신문'이라는 레거시 미디어 브랜드를 재인식시키는 게 아닌, '플랫'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을 선택했다. 플랫은 기존 기사의 제목을 간단하게 바꾸고 감각적인 레이아웃과 이미지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다시 포장했다. 특히 SNS에 기사 링크를 올려 홈페이지로 독자를 유입시키는 기존 언론사들의 전략 대신, 자체 플랫폼을 통해 '플랫'이라는 브랜드를 키우는 방식을 택했다.

남 팀장은 “경향신문이 아니라 독자적인 브랜드로, 레거시 미디어가 아닌 것처럼 '플랫'이라는 채널로 인지되기를 원했다”며 “포털에 깔려있는 수많은 매체 중 하나가 아니고, 나와 소통하고 있고 내 생각과 비슷한 면이 있는, 마치 인플루언서나 유튜버처럼 가깝게 존재하는 친근한 존재라고 생각해주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플랫은 지난 7월 기준 매달 40건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고 누적 3000건을 아카이브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약 2만3000명의 상당수는 2030 여성들이다.
플랫이 독자를 부르는 애칭은 '입주자'다. 플랫은 입주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해왔다. 지난해에는 공간을 빌려 '플랫 5주년 생일 카페'를 열었고, 2030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고민하다가 티셔츠, 모자, 키링 등 자체 굿즈도 만들었다. 올해에는 출판사와 협업해 북토크를 진행했고,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 때'라는 플랫의 슬로건에서 착안해 입주자들과 만나 함께 운동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기자들이 독자들과의 접점을 넓히자, 돌아오는 독자들의 반응도 활발해졌다. 각종 플랫폼을 통해 플랫의 콘텐츠에 대한 밀도 있는 피드백이 이어졌고, 독자의 제안을 계기로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 코너도 시작하게 됐다. 독자가 직접 제안한 기획을 독자와 함께 연재해보는 코너다. 가령 '엄마의 성으로 변경하고 싶은데 이 과정을 플랫과 함께 진행하고 싶다'는 독자의 제안에 플랫은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플랫은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법원에 가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제 성·본 변경 청구로 변경에 성공하는 과정까지를 모두 기사로 기록했다. 이밖에도 인스타그램, 뉴스레터 등을 통해 독자들에게 일상적으로 한 의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묻기도 한다. 남 팀장은 “가장 좋은 건 기자로서 섭외의 부담을 덜 수 있다”며 “독자에게 공론장을 만들어주고 저널리즘 원칙에 맞게 가공하고 전파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도 효능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6년 동안 꾸준히 노력을 이어온 결과, 최근 플랫의 광고 매출도 늘고 있다. 독자들의 활발한 피드백 덕분에 구독자 수 대비 조회수·좋아요 등 도달률 수치도 높은 편이다. 남 팀장은 “아직 지면 광고에 비해서는 소액이지만, 일반적 지면 광고처럼 기업이 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넣는 게 아니고 진짜 광고 효과를 보고 넣어주시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 증정 이벤트, 뮤지컬 초청 이벤트 등 행사의 경우 브랜드가 먼저 플랫에 협업을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플랫은 뉴미디어 채널이기도 하지만 저널리즘 영역에서 좋은 젠더 기사를 많이 생산해내는 기획취재팀의 성격도 갖고 있다. 남 팀장은 “플랫이 경향신문 브랜드 가치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며 “독자들이 해주시는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콘텐츠를 보도하고 알리고 유통하고, 이를 바탕으로 또다시 관계 맺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면서 확장해나가는 채널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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