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봉으로 귀지 쏙 뺐는데…샤워 뒤 귓속 꽉 막힌 이유 [내 몸의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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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마친 뒤 습관처럼 면봉을 귓속에 넣는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귀지를 제거하려고 손가락이나 면봉 같은 물체를 귓속에 넣지 말라고 권고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역시 면봉이나 머리핀 등으로 굳은 귀지를 파내면 오히려 더 깊이 들어가거나 외이도와 고막이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밖으로 나온 귀지도 입구에서 가볍게 닦아내는 정도면 되고, 면봉이나 귀이개를 안쪽까지 밀어 넣어 찾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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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20명 중 1명꼴…노인·취약층 3명 중 1명 이상
턱 움직임 따라 자연 배출…통증·먹먹함 땐 진료를
샤워를 마친 뒤 습관처럼 면봉을 귓속에 넣는다. 몇 차례 돌려 닦은 뒤 끝에 노란 귀지가 묻어나오면 왠지 개운하다. 하지만 귓속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다.

◆“나왔으니 됐다” 착각…성인 20명 중 1명 겪는다
귀지가 과도하게 쌓여 외이도를 막으면 ‘귀지색전’이 생긴다. 귀가 먹먹하거나 잘 들리지 않고 가려움, 통증, 이명, 어지럼증 등이 동반되는 상태다.
미국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재단(AAO-HNSF)의 귀지색전 임상 진료 지침에 따르면 과도하거나 막힌 귀지는 성인 20명 중 1명꼴로 나타난다. 고령자와 발달장애인 집단에서는 3명 중 1명 이상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됐다.
면봉이나 손가락, 작은 도구를 반복해서 귓속에 넣는 습관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귀지를 빼내기보다 더 깊숙이 밀어 넣어 자연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면봉 사용을 멈춰야 한다고 경고한다. 면봉이 귀지를 더 깊이 밀어 압축시키고 외이도를 자극하거나 긁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고막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귀지는 ‘때’가 아니다…귓속 지키는 천연 방어막
귀지는 없애야 할 노폐물이 아니다. 외이도에서 만들어지는 분비물과 떨어져 나온 피부 세포가 섞여 만들어지며, 외이도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먼지나 이물질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붙잡는다. 약산성 환경과 라이소자임 등 항균 성분도 외이도 방어 기능에 관여한다.
귀에는 스스로 귀지를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도 있다.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턱이 움직이면 외이도 피부가 바깥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오래된 귀지도 조금씩 입구 쪽으로 밀려난다. 입구까지 나온 귀지는 저절로 떨어지거나 씻겨 나간다.
문제는 이 과정에 면봉이 끼어들 때 생긴다. 고막에 가까운 안쪽 외이도 피부는 특히 얇고 민감해서 면봉이나 귀이개로 반복해서 긁으면 미세한 상처가 생길 수 있다.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외이도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이어폰 오래 끼는 사람도 주의…귀지 빠져나갈 길 막는다
최근에는 인이어형 무선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습관도 귀지 관리의 변수로 꼽힌다. 메이요클리닉은 이어버드와 귀마개, 보청기처럼 외이도를 장시간 막는 기기가 귀지의 자연 배출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귀지가 안쪽으로 밀려 쌓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귀지색전이 생기면 귀가 물속에 잠긴 것처럼 먹먹하거나 소리가 작게 들릴 수 있다. 자신의 목소리가 귓속에서 울리고 가려움이나 통증, 이명,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고령층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귀지가 건조해지고 자연 배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귀지가 외이도를 막아 청력이 떨어졌는데 이를 단순 노인성 난청으로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귀지를 제거하려고 손가락이나 면봉 같은 물체를 귓속에 넣지 말라고 권고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역시 면봉이나 머리핀 등으로 굳은 귀지를 파내면 오히려 더 깊이 들어가거나 외이도와 고막이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샤워 뒤 면봉 대신 수건…귀 청소는 ‘입구까지만’
샤워를 하고 나서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면봉부터 찾을 필요는 없다.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오도록 하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귓바퀴와 외이도 입구만 닦아주면 충분하다.
드라이어를 쓴다면 가장 약한 바람으로 귀에서 충분히 거리를 두고 말리면 된다. 이미 밖으로 나온 귀지도 입구에서 가볍게 닦아내는 정도면 되고, 면봉이나 귀이개를 안쪽까지 밀어 넣어 찾을 필요는 없다.

특히 갑자기 한쪽 귀의 청력이 떨어졌다면 ‘귀지 때문이겠지’라고 넘겨서는 안 된다. 돌발성 난청처럼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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