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낭독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문엔 전부 승소로 적혔네”

김지수 기자 2026. 9.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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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지법 재판부가 '일부 승소'로 구술 선고한 뒤, 경정이나 통보 없이 '전부 승소'로 판결문을 수정했다.

수원지방법원의 한 재판부가 선고 기일에 판결을 잘못 선고했다가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뒤늦게 판결 주문(主文)이 바뀐 판결문을 재판 사무시스템에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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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뒤 발견 피고 “황당했다”
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요약
- 수원지법 재판부가 '일부 승소'로 구술 선고한 뒤, 경정이나 통보 없이 '전부 승소'로 판결문을 수정했다.
- 판사가 임의로 판결을 변경하는 것은 절차 위반이다.

수원지방법원의 한 재판부가 선고 기일에 판결을 잘못 선고했다가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뒤늦게 판결 주문(主文)이 바뀐 판결문을 재판 사무시스템에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사건은 2026년 7월 16일 선고된 이행지불각서금 등 청구 소송이다. 채권자가 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이 작성한 합의지불각서를 근거로 두 사람의 상속인들에게 약정금을 청구한 사안이다. 

재판부는 채무자의 상속인들이 한정승인한 재산 범위 내에서 상속 지분에 따라 원고에게 원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해 '원고 전부 승소' 결론을 내렸다.

막상 선고 당일 재판부가 법정에서 읽은 주문은 "원고의 일부 청구는 인용한다"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였다. 판결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지연손해금 부분을 잘못 계산한 초안이 있었는데, 이를 그대로 읽은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고쳤다고 한다. 

피고 측은 "선고 당일 법원의 '나의 사건검색'을 통해 확인했을 때는 '원고 일부 승소'로 떠 있었고 법정에서도 그렇게 들었는데 몇 시간 뒤 다시 보니 원고 '전부 승소'로 바뀌어 있었고 송달받은 판결문도 '전부' 승소였다. 황당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법률신문에 "법정에서 선고할 때 초안 판결문에 적힌 실수 대로 읽은 게 맞다. 판결문을 재판 사무시스템에 최종 등록하기 전에 오류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결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선고는 법정에서 하는 구술 선고가 우선한다. 때문에 실수가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즉각 바로잡거나, 이를 경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미 선고가 이뤄진 뒤라면 판사가 임의로 바꿔선 안된다는 것이다. 실수를 바로 잡은 시간이 아무리 짧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례의 경우엔 그같은 절차가 무시된 것과 사건 당사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 등이 문제다. 

법조에선 기본적으론 해당 재판부의 소홀함이 원인이지만, 밀려드는 사건 부담으로 인해 판결문을 제대로 다듬지 못한 상황에서 초안을 바탕으로 선고부터 진행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언제든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법원에선 벌금형을 법정형과 다르게 선고했다가 감사에 적발되거나, 연도를 개월 수로 잘못 읽어 항소심에서 정정된 사례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