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4당 "호르무즈 파병 반대" 한목소리... 고심 깊어지는 민주당

이유진 2026. 9. 12.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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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목소리가 호르무즈해협 '파병 반대'로 쏠리고 있다. 진보 야 4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는 한목소리를 내며 정부를 직격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와 사회민주당 한창민·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결정된 바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동안, 파병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호르무즈 파병을 기정사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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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가능성 열어둔 정부, 복잡해진 與 속내
여조서 지지층 '반대' 69%... "집토끼 놓칠라"
동의안 넘어오면 논의 본격화... 통과 가능성도
진보 4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검토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 연합뉴스

범여권 목소리가 호르무즈해협 '파병 반대'로 쏠리고 있다. 진보 야 4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는 한목소리를 내며 정부를 직격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에 힘을 실어주지도, 범여권의 반발을 쉬이 거들지도 못한 채 고심만 깊어지고 있다. 대미 외교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부도 공식 입장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진보 4당, 李 정부에 "파병 검토 중단" 촉구

조국혁신당 김준형·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와 사회민주당 한창민·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결정된 바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동안, 파병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호르무즈 파병을 기정사실화했다.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호르무즈 공조를 논의하고, 국방부는 중동 현지에서 우리 군의 작전 여건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다.

이들은 "유엔의 결의도 없고 국제법적 정당성도 확보되지 않은 미국의 침략 전쟁에 대한민국 군대와 군사자산을 보내는 것은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반대의 뜻을 거듭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파병 반대 결의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정기국회 제7차 본회의에 출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정부가 파병 방침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범여권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현재까지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항해의 자유나 해협을 통해서 확보하는 원유나 글로벌 공급망 측면의 중요성 때문에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도 '미국 정부가 국방부에 구체적인 군자산을 요청한 적 있느냐'는 질의에 "다양한 논의, 소통은 유지하고 있으나 세부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파병 시그널'에 촉각을 세우던 민주당 의원들의 공개 반발도 지속되고 있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은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서 자신의 파병 경험을 들며 "장병 안전이 보장 안 되고, 이란과 적대국이 돼 국익 차원에서 어려운 선택"이라며 "파병은 너무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에서도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기헌 의원도 KBS라디오에 출연해 "참전 시 이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토끼 놓칠라"... 불안한 여당 속내

2004년 경기 광주시 특전교육단에서 훈련 중인 이라크 파병부대인 자이툰부대원들이 흔들림 없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민주당으로선 정부가 파병 가능성을 열어둔 것만으로도 달가운 소식이 못 된다. 이미 '파병 쇼크'를 경험해서다. 노무현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2003년 당시 민주당 지지율은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며 20%대 중반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한국갤럽이 8~10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69%가 '파병에 반대한다'고 답한 만큼, 호르무즈 파병 역시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지층이 아니더라도 해당 조사에서 '반대' 답변을 내놓은 응답자는 전체의 55%에 달한다. 한 중진 의원은 "여당 안에서 제기되는 여러 우려를 정부 측에 전달했고, 이후로도 '신중해야 한다'고 계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파병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민주당 주도로 통과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여러 우려가 드는 건 사실이나, 정부가 파병을 결정하면 여당으로서 뒷받침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이 정해지면 (정부와) 소통해 입장을 정할 것"이라 전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박선호 인턴 기자 seonho.bak.bus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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