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성차별 문화에 상처" 용혜인 해명에… "폭로자 2차 가해" 반박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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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기자회견에서 '언더조직(옛 노동당 내 비선 정파)'에 몸담았던 사실을 인정하며 "성차별 문제 제기를 방조하거나 침묵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알바노조 대구지부장을 지낸 김모씨는 "발언권이 센 용 후보자나 언더조직 간부들의 권력이 우리가 가진 것과 같다고 생각하느냐"면서 "그러한 폐쇄적인 조직 문화 때문에 결국 활동을 그만두거나 조직을 떠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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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쇄신? 폭로자들 거짓말쟁이로 몰아가"
"폭로 아닌 사회운동? 성평등 장관이 할 말인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기자회견에서 '언더조직(옛 노동당 내 비선 정파)'에 몸담았던 사실을 인정하며 "성차별 문제 제기를 방조하거나 침묵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조직의 성차별 문화를 폭로했던 활동가들은 11일 일제히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용 후보자가 당시 성차별을 폭로한 여성들의 진의를 의심하고 이 폭로를 조직에 대한 '낙인찍기'로 치부했다고 증언했다.
"문제제기 공감했다"지만 활동가들 "당시 모습 달라"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이날 한국일보에 "내가 기억하는 당시 용 후보자의 모습과 상당히 다르게 발언해 놀랐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저를 포함한 제 또래의 옛 동료들이 성차별적·위계적 문화에 상처받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저 역시 그 동료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용 후보자는 문제 제기를 한 여성들에게 '나는 (언더조직의 문화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당혹스럽다'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용 후보자가 2018년 노동당 전국위원회에서 성차별 논란에 대한 사과문 발표를 반대한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용 후보자는 피해자들과의 연대가 아니라 자신이 (언더)조직의 일원으로서 받는 낙인이 얼마나 괴로운지를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전 알바노조 활동가인 A씨 역시 "문제제기 당시 용 후보자는 언더조직 자체를 부인하고 폭로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2차 가해를 했다"고 말했다.
언더조직 문제는 2018년 2월 이가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 등이 "조직이 혼전 순결·낙태 금지 등을 담은 교양 교재를 활용하는 등 성차별이 만연했다"고 폭로하며 공론화됐다. 노동당은 진상조사를 거쳐 이 의혹을 사실로 결론 냈다.
용 후보자가 쇄신 사례로 제시한 성평등 모임 운영과 공동대표제 전환을 두고도 반론이 나왔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2016년 조직 내 성차별적 문화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질 때 제가 속한 단체에서 성평등 모임을 운영하고 공동대표제로 전환하는 등 쇄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전 알바노조 활동가 B씨는 "(언더조직과는) 별도의 공개 단체에서 성평등 활동을 한 것을 언더조직 문제에 대한 대응이었던 것처럼 설명한다면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언더조직의 (성차별적이고 위계적인) 교육 내용을 바꾸기 위해 구체적으로 뭘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와 단절됐다"는 주장에 "피해와 책임 남았다"

용 후보자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피해 여성들의 폭로를 깎아내리는 듯 발언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용 후보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폭로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사회운동을 이어나간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나와 다른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이어나간다고 해서 손가락질받고 낙인찍힐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알바노조 대구지부장을 지낸 김모씨는 "발언권이 센 용 후보자나 언더조직 간부들의 권력이 우리가 가진 것과 같다고 생각하느냐"면서 "그러한 폐쇄적인 조직 문화 때문에 결국 활동을 그만두거나 조직을 떠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미투 운동'이 그랬듯 많은 피해자들은 조직 내 위계 탓에 외부 폭로라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게 성평등 장관 후보자가 할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언더조직은 이미 해산됐고 자신은 새로운 정치운동을 시작했다는 용 후보자의 설명에도 반론이 나왔다. 우새하 전 알바노조 울산지부장은 "과거 기억 탓에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용 후보자는 이미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새 질서가 마련됐으니 본인 소임을 다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용 후보자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당시 역할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용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성차별적 신념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것만으로 당시의 책임이 설명되는 건 아니다"면서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면 자신이 가진 권한으로 무엇을 바꾸려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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