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디젤쇼크', 한국은 '무풍지대'…언제까지? [워싱턴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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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유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에서 평균 경유가격은 11일(현지시간) 기준 갤런당 6.06달러까지 치솟아 6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갤런당 3달러 후반대였던 경유가격은 이후 60%나 뛰었다.
미국의 경유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혼란을 겪고 있지만, 한국 주유소의 경유가격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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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된 경유의 경제학
미국 경유 갤런당 6달러 넘어
물가 압력 키우는 초유의 디젤쇼크
韓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유지
기름값 언제까지 누를 수 있을까
# 전세계가 '디젤쇼크'에 빠졌다. 미국의 경유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일부 국가에선 전쟁 이후 두배 가까이 뛰었고, 홍콩은 경유가 리터(L)당 6000원을 넘은지 꽤 됐다.
# 그런데 한국의 주유소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세계적인 정제능력을 보유한 국내 정유사들이 풀가동 중이고, 정부는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묶고 수출물량까지 통제하고 있다. 덕분에 한국은 아직 디젤쇼크의 '무풍지대'다. 문제는 이 평온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다.
![미국의 경유가격이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한국의 주유소는 아직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사진 | 챗GPT, 더스쿠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2/thescoop1/20260912005131994vpej.png)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디젤쇼크'에 빠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는 이란 전쟁 이후 경유가격이 90% 급등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87% 더 올랐다. 홍콩에서는 경유가 리터(L)당 37홍콩달러를 넘어섰다. 원화로 환산하면 L당 6400원을 넘었다. 아직 L당 1900원 아래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완전히 '딴 나라' 얘기다. 왜 한국만 디젤 쇼크의 무풍지대일까.
■ 원유 있어도 경유가 없다 = 최근의 경유가격이 원유보다 유독 가파르게 상승한 건 원유를 캐내는 능력보다 원유를 경유·휘발유·항공유 등으로 바꾸는 '정제능력'에 병목이 생겼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인용한 글로벌 에너지 트레이딩업체 비톨(Vitol)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동의 정유시설 가동 차질로 각각 하루 약 200만 배럴, 합쳐 400만 배럴가량의 경유 공급이 세계시장에서 사라졌다. 반면 중동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900만 배럴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원유가 없는 게 아니라 이를 정제할 정유시설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경유를 만들어 팔 때 정유사가 얻는 이익을 뜻하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도 뛰었다. 미국의 경유 크랙 스프레드는 한때 배럴당 108.02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동부지역의 경유 등 중간유분 재고는 8월 말 1930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0년 이후 가장 적다. 미국 정유사들이 높은 정제마진을 노리고 공장을 사실상 풀가동하고 있지만 부족한 경유를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업계에서 디젤 공급난이 올겨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 | 뉴시스, 그래픽 | 더스쿠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2/thescoop1/20260912005133349aqdj.jpg)
한국은 어떻게 디젤쇼크를 피해가고 있는 걸까. 첫번째 이유는 '정제능력'이다. 한국은 원유가 거의 나지 않는 나라지만 세계적인 규모의 정유시설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와 국내에서 경유·휘발유·항공유 등으로 만든 뒤 국내에 공급하고 남은 물량을 다시 해외에 수출한다.
이는 우리 정유산업에는 호재이기도 하다. 실제로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68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5.3% 증가했다. 수출 물량은 오히려 2.2% 줄었는데,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뛰면서 같은 양을 팔아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게 된 결과다.
여기에 정부의 통제 정책이 경유가격을 붙들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바로 그것이다. 정유사의 경유 공급 최고가격을 묶어 국제시장에서 경유가격이 뛰어도 그 상승분을 국내가격에 그대로 반영할 수 없도록 막아 놨다.
그것도 모자라 수출 통제까지 시행 중이다. 정부는 휘발유·경유·등유의 월별 수출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가격을 묶어놓은 상황에서 수출을 자유롭게 허용하면 정유사들이 해외로 물량을 돌려 국내 공급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래픽 | 더스쿠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2/thescoop1/20260912005134600hkkr.jpg)
글로벌 정유업계는 러시아와 중동의 정유시설 차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경유 공급난이 올겨울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원유공급 물량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디젤쇼크의 무풍지대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와 정유사가 치르는 비용은 계속 커지고 있다. 결국 쟁점은 언제까지 가격과 수출을 통제할 것인가, 또 그것이 가능하기는 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장규석 특파원 |
더스쿠프 워싱턴 지국장
2580@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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