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팀이 고교 최대어 독점, 이래도 되나”

배준용 기자 2026. 9. 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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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TALK]
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제4회 한화이글스배 고교vs대학 올스타전. 고교올스타 선발투수로 등판한 부산고 하현승.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부산고 좌완 에이스 하현승(18)이 11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을 상대로 3이닝 5탈삼진 퍼펙트 투구로 한국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 7일엔 홈팀 대만을 상대로 1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화제가 됐다. 하현승은 뉴욕 양키스의 300만달러(약 40억원)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국내 프로야구 진출을 선언했다. 오는 21일 2027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는 것이 확실한 상태다. 야구 팬 사이에선 “해마다 아마추어 최고 투수가 키움에 입단하는 현행 신인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신인 드래프트는 전년도 정규시즌 최종 순위의 역순(10위→1위)으로 선수 지명권이 부여된다. 2023년부터 연속으로 프로야구 꼴찌를 한 키움은 재작년 덕수고 정현우(20), 작년 북일고 박준현(19)에 이어 올해 하현승까지 3년 연속 고교 최고 유망주를 품게 된다. 키움은 매년 “전력을 보강하겠다”는 ‘공수표’만 날릴 뿐 올해도 꼴찌 자리를 예약했다. 내년에도 국내 고교 최우수 선수는 키움에 입단할 가능성이 크다.

드래프트 제도는 약체 구단의 생존과 리그 내 경쟁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전력 보강에 소극적인 팀들이 고의로 성적을 떨어뜨려 손쉽게 유망주를 영입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한 야구계 인사는 “공정에 민감한 2030세대 야구 팬들은 최하위 팀이 수년째 최고 유망주를 ‘보상’받는 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국내 프로야구도 해외에서 시행하는 개선된 드래프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2023년부터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18팀에 차등 확률을 부여하고 추첨을 통해 1~6순위 지명권을 정하는 ‘복권 드래프트’를 시행 중이다. 최하위 팀이 자동으로 1순위 선발권을 받는 걸 방지하는 취지다. MLB는 소규모 구단은 3년 연속, 대형 구단은 2년 연속 1~6순위 추첨 지명권을 받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운이 좋더라도 키움처럼 3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을 독식할 수 없는 구조다.

스포츠 통계학자 애덤 골드가 제안해 2024년 창설된 북미 여자프로아이스하키리그(PWHL)에서 시행하는 ‘골드 드래프트’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모두 확정되면 탈락 팀 중 잔여 경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팀부터 상위 지명권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시즌 일정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치열한 경쟁과 긴장감을 지속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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