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너 되게 잘한다 말했냐” 물어봐놓고…성폭행 피해 조서엔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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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조사 도중 경찰이 피해 여성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는 보도, 어제(10일) 전해드렸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필요한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조서에서 수사관의 거듭된 질문은 빠졌고,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는 마지막 A 씨 답변만 적혀있습니다.
서초경찰서는 "답변에 따라 수사관이 핵심 부분만 조서에 기재한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생략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해당 수사관에 대해선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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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폭행 조사 도중 경찰이 피해 여성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는 보도, 어제(10일) 전해드렸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필요한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런데 진술 조서엔 이 논란의 질문들이 빠져 있었습니다.
황현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성폭행 피해 조사를 받았던 A 씨.
질문 내용에 항의하자, 수사관은 이렇게 답합니다.
[서울 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그런 것까지 다 적어야 되는 거예요?) 적어야죠, 중요한데!"]
KBS가 진술조서를 입수해 녹음 내용과 대조해 봤습니다.
성관계 도중 A 씨가 호응했냐고 묻는 수사관.
["(A 씨가) 호응하는 발언을 한 건 없어요? (어떤 발언이요?) 호응하는 발언이나. (호응하는?) 너 되게 잘한다, 예를 들면 ‘너도 △△△’ 그런 말 안 했어요?"]
하지만 조서에서 수사관의 거듭된 질문은 빠졌고,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는 마지막 A 씨 답변만 적혀있습니다.
[원의림/성범죄 전문 변호사 : "어떻게 보면 본인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질문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리고 조서에서 그 내용이 빠졌다는 것 자체가 이게 불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질문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뺨을 맞았다고 진술했던 A 씨에게 이렇게 묻기도 했는데,
["폭행의 개념으로 때린 건 아니고 이건 XX 판타지 같은 개념이라는 거죠? (그런 것 같아요.)"]
진술 조서엔 "폭행의 개념은 아닌 것 같다"고, A 씨가 직접 말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수사관 질문이 A 씨 답변으로 둔갑된 셈입니다.
취재진이 수사 전문가와 검증한 '문제 발언'은 12건, 이 가운데 절반이 조서에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권내건/KBS 자문 변호사 : "이유에 대한 조사가 없이 (성관계) 묘사로만 가게 되다 보면, 폭행·협박 등이 개재(포함)될 여지가 없는 모습으로 보이고, 그렇게 되면 이거는 불송치로밖에 결론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서초경찰서는 "답변에 따라 수사관이 핵심 부분만 조서에 기재한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생략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해당 수사관에 대해선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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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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