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재개발 30년 기다린 시장 폐허…보다못한 주민들 나섰다

임예은 기자 2026. 9. 11. 20: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시장이라 이름붙어 있지만 상인은 없고 쓰레기는 넘칩니다. 30년 가까이 재개발을 기다리는 인천 제물포시장 얘깁니다. 주민들이 거리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며 애쓰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역부족입니다.

밀착카메라 임예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인천 제물포시장 옆 골목에 나와 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느 시장과 달리 조용하고 또 한산한데요.

그런데 몇몇 주민들은 이곳이 마냥 한산하기만 한 곳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건지 직접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사람이 드나들어야 할 건물 출입구는 방충망으로 막혔습니다.

[송영자/인천 숭의4동 : 파리, 애벌레, 구더기 같은 게 막 있어 가지고 여기 잔뜩 들어오고 그리고 특히 쥐가 막 들어와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건물.

한때는 북적이던 상가였지만 기능을 잃은 지 오래됐습니다.

[박경환/인천 숭의4동 : 여기가 지금 쓰레기 장터였었지, 아주. 그래가지고 여기 쓰레기 더미가 돼 있었는데…]

시장 가까이 갈수록 거리는 더 열악해집니다.

이 길이 아마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는 골목인 것 같습니다.

문이 열려 있으니 저도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골목을 빠져나오니 보이는 건 폐건물입니다.

그리고 넓은 공간에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데요.

이쪽으로 한번 와 보시면요, 사람들 들어오지 말라고 쳐둔 울타리입니다.

그런데 아래쪽 보시면 빈틈이 있고요.

이 틈 사이로 스티로폼부터 해서 커피 캔, 그리고 흙이 잔뜩 묻은 우산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쓰레기를 치워도, 며칠이면 또 쌓입니다.

사람이 떠난 곳은 쓰레기가 채우기 마련입니다.

[인천 제물포시장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 : 쓰레기를 제가 비닐봉지에 담아서 눈에 안 보이는 쪽에 옮겨놓은 거예요.]

아직 상인 몇 명이 남았습니다.

기억 속 이곳은 지금과는 크게 다릅니다.

[정환옥/방앗간 상인 : {여기도 차가 아니라 복작복작 좌판으로…} 여기 차가 어딜 들어와. 여기 표시가 있잖아. {이게 주차선이 아니라 좌판 표시하는 선이에요?} 그렇지.]

1990년대 이후 조금씩 재래시장은 위축됐습니다.

장사가 안되고 상인들이 떠나면서 재개발 시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행사 부도와 조합원 사이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인근 중학교 학생 : (부모님이) 여기 좀 위험하니까 큰길로 다녀라, 돌아서 와라…]

그 사이, 시장은 지역의 흉물이 됐습니다.

지자체는 두고 볼 뿐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다만 내년 8월쯤엔 철거를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보다 못한 주민들, 직접 이 거리를 바꿔보겠다고 나섰습니다.

[송영자/인천 숭의4동 : (이전에) 쓰레기가 있던 장소이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이 성향이 있어서 계속 버려요.]

매일 청소했고, 녹슨 철제 울타리 옆엔 꽃 심은 화분을 가져다 뒀습니다.

[송영자/인천 숭의4동 : 우리 사는데 쾌적하고 이렇게 안전한 걸 만들어주는 게 꽃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주민들 힘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철거를 기다리는 시장엔 이제 낡은 건물과 빈 공간만이 남았습니다.

모두가 바라는 게 있다면, 하루빨리 사람들이 이곳을 마음 편히 지나다닐 수 있는 날이 찾아오는 겁니다.

[영상편집 김동준 VJ 권지우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수린]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