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탄압 논란 순창군, 어떤 법률자문을 받았을까?

장슬기 기자 2026. 9. 1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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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군수 최영일)이 지역언론 '열린순창'의 구독과 보도자료 제공을 중단한 가운데 열린순창 측의 정보공개청구가 과도해서 민법상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고문변호사 법률 자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순창군은 구독 중단 사태에 대한 열린순창의 비판을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법률자문을 받았다.

미디어오늘이 순창군에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순창군 고문변호사 자문 현황'을 보면, 순창군은 지난 7월22일 '정보공개 과다 청구의 민법 제2조 제2항 권리남용 해당 여부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았다.

미디어오늘이 '순창군 고문변호사 자문 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한 배경에는 최 군수가 지난 7월 군의회에 출석해 열린순창 구독 중단에 대해 변호사 자문을 받아 문제가 없다고 한 발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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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열린순창 정보공개청구하자 '과도한 정보공개청구 민법상 권리남용' 해당하는지 자문
열린순창에 언론중재위 정정보도·손배 청구도 법률 자문받았지만 신청서엔 '의견'을 '허위사실'로 규정
'변호사 자문내역' 정보공개청구하니 하루만에 비공개…지역사회선 '언론탄압저지실천연대' 구성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최영일 순창군수가 지난 7월 22일 순창군의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순창군의회

전북 순창군(군수 최영일)이 지역언론 '열린순창'의 구독과 보도자료 제공을 중단한 가운데 열린순창 측의 정보공개청구가 과도해서 민법상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고문변호사 법률 자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순창군은 구독 중단 사태에 대한 열린순창의 비판을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법률자문을 받았다. 법률자문을 받았지만 조정 대상이 되는 '허위사실'조차 제대로 특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창군, 지역언론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법적조치 자문 받기도

미디어오늘이 순창군에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순창군 고문변호사 자문 현황'을 보면, 순창군은 지난 7월22일 '정보공개 과다 청구의 민법 제2조 제2항 권리남용 해당 여부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았다. 7월10~12일 당시 열린순창 기자가 두 차례에 걸쳐 수백건의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순창군 공무원노조는 열린순창 측에 정보공개청구 건수가 많다며 고충을 전했고 열린순창은 내부 회의를 거쳐 두 번째 청구한 건에 대해서는 자진 취하했다.

해당 정보공개청구 건에 대해 또 다른 지역언론인 순창신문은 7월16일 '순창군청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익명의 글을 기사화한 바 있다. 해당 글에서는 “지난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3일간 해당 언론사의 A 기자가 200여 건이 넘는 정보공개 청구를 하였다”는 내용과, 정보공개청구를 두고 “법적 테두리안에서 언론이 행정을 길들여 왔던 방식 중 하나”라는 주장이 담겼다.

▲ 지난 7월 29일자 열린순창 백지광고 일부 내용

정보공개청구는 모든 시민의 알권리로서 정보공개법이 보장하고 있다. 국민이 직접 국정에 참여하고 국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대법원에서는 알권리 실현이 아니라 공공기관을 괴롭히거나 행정에 부담을 지울 의도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공개된 정보를 제대로 수령하지 않는 경우 등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순창군, 언론사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법률자문 받아

순창군은 지난달 20일 '언론중재법 제26조(정정보도), 제30조(손해배상)에 대한 법률 자문'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순창군 기획예산실 공보팀장이 열린순창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100만원)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신청했고 열린순창은 관련 공문을 지난 9일 메일로 받았다. 조정기일은 오는 15일이다.

순창군 공보팀장은 열린순창이 지난 7월8일자 기사 <공보팀장 “열린순창 구독 취소, 본인이 검토·보고” 논란>에서 '공보팀장이 열린순창 신문 구독 중단을 직접 검토하고 군수에게 보고했다고 보도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순창군 공보팀장은 언론중재위에 요구한 정정보도문에 “신문 구독 중단 관련 업무는 관련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고 반박하면서 “업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논란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기사 제목과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열린순창이 '순창군의 구독취소 결정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순창군은 '구독취소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 것이다.

열린순창은 순창군이 주장하는 조정신청 대상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열린순창은 “신청인(공보팀장)이 열린순창 구독 중단 문제를 직접 검토한 사실과 공보팀장이 이 사안을 최영일 군수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은 신청인(공보팀장)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순창군 내부의 결재 절차는 최 군수도 군의회에서 밝혔던 내용이다. 최 군수는 지난 7월22일 순창군의회에 출석해 “전결사무처리 규칙에 의해서 (공보)팀장이 판단하고 (기획예산)실장이 6월30일 날 신문 구독에 대한 변경 계획을 결재했다”고 말했다. 열린순창은 “정정해야 할 구체적인 허위사실이 명확히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전제로 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언론중재법상 정정보도는 '의견' 영역이 아닌 '사실' 영역에 대해 청구할 수 있다. 순창군은 '구독취소 결정이 부적절하다'는 열린순창 측 의견 보도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률 자문까지 받았지만 조정 대상을 제대로 특정하지 못한 채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까지 청구한 것이다.

▲ 법원 관련 이미지. 사진=pixabay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순창군은 고문변호사 자문비용으로 매월 5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순창군의 고문변호사는 3명인데, 순창군은 최근 “최근 행정수요의 다변화 및 복잡화로 인해 법률 자문 수요 급증”, “고충민원 등 증가와 저연차 직원 비중 확대로 전문가 자문 활용 절실” 등을 이유로 고문변호사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보공개청구 일단 비공개하고 보는 순창군

미디어오늘이 '순창군 고문변호사 자문 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한 배경에는 최 군수가 지난 7월 군의회에 출석해 열린순창 구독 중단에 대해 변호사 자문을 받아 문제가 없다고 한 발언이 있다.

최 군수는 당시 “(순창군이 열린순창 측에 구독취소를) 구두로 통보한 부분에 대해 (조정희 군의원이) 문제제기를 하며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대한 발언을 했는데 고문 변호사 면담을 통해 법률 자문을 받았다”며 “변호사의 자문 결과, 신문 구독은 (순창군) 기획예산실장 전결 사항이며 보도자료 배포는 행정 홍보 목적과 언론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자료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보도자료 배포 의무가 없어 법적 문제가 없다는 고문 변호사의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군수를 검증 보도한 열린순창에 대해 구독 중단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순창군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그 근거로 변호사 자문 사실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미디어오늘은 순창군 고문변호사 자문 현황에 대해 지난달 24일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순창군은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비공개를 통보했다. 지방정부 등 공공기관의 법률자문 내역은 공개 대상이고 이러한 취지의 법원 판결도 있었지만 순창군은 비공개 결정부터 한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법률자문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을 제시하면서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다시 판단해달라'고 이의신청을 했다. 순창군은 정보공개심의위를 열고 이의신청 일부를 받아들여 지난 10일 법률자문으로 집행하는 예산(월 50만원)과 자문 내역을 공개했다. 다만 공개된 자문 내역에는 최 군수가 군의회에서 말했던 '열린순창 구독 취소에 대한 자문내역'은 없었다.

▲ 순창언론탄압저지실천연대가 지난달 28일 11개 읍면에 내건 현수막. 하지만 해당 현수막은 다음날인 8월29일 모두 철거됐다. 사진=실천연대 제공

한편 순창지역사회에선 순창군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임양호 전 열린순창 대표는 지난달 18일부터 순창군청 앞에서 “구독·취재 방해행위 진상 규명하라”는 1인 시위를 시작해 군내에서 개최되는 여러 행사장을 찾아가 진행하고 있다.

또 순창군의 열린순창 언론탄압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주민과 단체들이 구성한 '순창언론탄압저지실천연대'(실천연대)는 지난 7일 오전 순창군의회를 방문해 오수환 군의장 등 군의원 8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순창군의 비판언론 구독 중단에 대해 군의회 차원의 진상조사 등을 요구했다. 실천연대는 순창군이 군 비판 현수막을 철거한 일도 문제 삼았다. 실천연대는 지난달 28일 군청 검인을 받아 현수막 20장을 읍면 등에 게시했는데 순창군이 다음날 이를 철거했다. 현수막 관리는 군수 재량 사안이다. 이들은 해당 현수막에 “명분없는 언론탄압 최영일 군수는 당장 중단하라”라는 문구를 적었다. 실천연대 측은 현수막 관리규정에서 군수의 재량권이 크다고 지적했고, 군의회 측은 현수막 관리규정이 조례나 상위법에 위배되는 부분이 없는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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