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국군, 남중국해서 필리핀 항공기에 조명탄 발사"

정성조 2026. 9. 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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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해안경비대는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 중이던 자국 비무장 항공기를 향해 중국군이 여러 차례 조명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필리핀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7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상공에서 해상영역인식(MDA) 임무를 수행 중 티투섬에 착륙하려던 필리핀 해안경비대 비무장 항공기를 상대로 인근 수비 암초를 점거 중인 중국군이 무선 경고를 하고 조명탄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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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인공섬 주둔 중국군과 마찰…"국제협약 의무 위반" 비판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공개한 중국 점거 수비 암초 영상 [필리핀 해안경비대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 중이던 자국 비무장 항공기를 향해 중국군이 여러 차례 조명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필리핀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7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상공에서 해상영역인식(MDA) 임무를 수행 중 티투섬에 착륙하려던 필리핀 해안경비대 비무장 항공기를 상대로 인근 수비 암초를 점거 중인 중국군이 무선 경고를 하고 조명탄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조금 뒤에는 미스치프 암초에 있던 중국군도 필리핀 항공기를 향해 동일한 행동을 했다고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덧붙였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남중국해의 대표적인 영유권 분쟁 해역이다. 필리핀은 '칼라얀 군도', 베트남은 '쯔엉사 군도', 중국은 '난사 군도'라고 부르며 각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왔는데,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 주장을 기각했음에도 판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수비 암초는 스프래틀리 군도 서쪽에 있다. 필리핀이 실효 지배 중인 티투섬에서 남서쪽으로 26㎞, 대만이 통제하는 이투아바섬(타이핑다오)에서 북서쪽으로 120㎞ 떨어져 있다.

미스치프 암초는 스프래틀리 군도 남동부에 있는 곳이다.

중국군은 2014∼2015년 두 암초에 대규모 매립 공사를 해 미스치프 암초에는 5㎢ 이상의 매립지를, 수비 암초에는 약 4㎢ 규모의 매립지를 각각 조성해 인공섬을 만들었다. 대형 여객기를 수용할 수 있는 활주로와 항공기 격납고, 레이더와 통신시설, 미사일 기지, 항구 등 군사 인프라를 만들었고, 이곳에 병력을 주둔시켰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필리핀 승무원이 무전을 통해 불법 매립 지형에 중국군이 주둔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고, 필리핀 해안경비대의 비행은 일상적·합법적인 작전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항공기 비행 중에 두 매립 지형의 석호(lagoon) 안에 상당한 숫자의 중국 해상민병 선박이 숨겨져 있는 것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들의 갑판이나 매립 지형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고, 인공섬에서 차량 이동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해안경비대는 전했다.

로니 길 가반 필리핀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비무장 해안경비대 항공기를 향해 조명탄이 발사됐다"며 중국군의 행동은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한 것이자 국제민간항공협약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올해 4월에도 중국군이 수비·미스치프 암초 상공에서 자국 항공기에 조명탄을 발사했다고 발표하며 "명백하고 고의적인 괴롭힘 행위"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조명탄 사건은 지난 8일 한국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SDD) 본회의 중 양국이 마찰을 빚은 일과 시기상 맞물리는 것이기도 하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당시 SDD 본회의에서 발언하던 중 주한중국대사관 소속 무관이 현장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쪽지를 전달받았다.

그는 "소위 (남중국해) 중재 판정은 불법이며 무효"라는 쪽지 내용을 읽은 뒤 "그건 당신들(중국) 주장"이라고 일축하는가 하면, "중국은 판정을 수용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는 대목을 읽고는 "물론이다, 패소했으니까"라고 지적했다. 쪽지를 들어 보이며 "괴롭힘이자 침략 행위"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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