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재개장 한 달, 홈플러스 가보니…채워진 매대, 한산한 매장

차철우 2026. 9.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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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끝에 매대 채웠지만…초반에만 '반짝 효과'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재개장 한 달을 맞은 홈플러스 매장은 매대를 대부분 채운 모습이었습니다. 영등포점과 합정점 곳곳에서 장을 보는 손님도 눈에 띄었습니다. 신선식품, 자체브랜드(PB) 상품 등 가격을 비교하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다만 인근 상권의 매출은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홈플러스에서 인근 주민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차철우 기자)

가격은 만족하지만…줄어든 상품에 '아쉬움'

11일 오전 방문한 영등포점은 재개장 직후와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매장 내 손님은 찾아왔지만 지난달 13일 정식 재개장 직후와는 달랐습니다. 영등포점을 찾은 손님들은 고기 같은 신선식품 구매에 몰렸습니다. 

직원들은 매대를 채우며 매장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정식 오픈 첫날 곳곳에 비어 있던 것과는 달리 대부분 채워져 있었습니다. 생활 용품 등으로 가득했던 냉장고는 냉동식품 등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반면 일부 매대에는 냉장고 위에 프라이팬이 전시돼 있는 등 다소 어수선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계산대는 셀프 계산대를 제외하면 한 곳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장을 본 뒤 계산하는 손님들의 발길은 이어졌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홈플러스 직원은 "이번에는 추석 선물세트 판매를 따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장을 보던 A씨는 가격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산지보다 가격이 싼 상품들이 있다"며 "가격이 좀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저렴한 편"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A씨는 추석을 앞두고 방문했으며 최근에도 자주 찾는다고 했습니다. B씨 역시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원래 자주 오던 매장이라며 특별히 달라진 점을 꼽지는 않았습니다. 인근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요즘엔 주말에 아이 데리고 오는 주민들도 있다"며 "평일에 구매하러 오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나도 가끔 장을 보러간다"고 밝혔습니다. 

오후에 찾은 합정점에는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이 오갔습니다. 주부와 할머니 등 장을 보는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한편에는 청년층이 삼삼오오 매장을 둘러보며 장을 보기도 했습니다. 합정점에서도 직원들은 매대 곳곳을 채워 나갔습니다. 직원들은 서로 논의하며 매대를 구성하거나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고객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고기 매대를 살펴보던 인근 주민 C씨는 "다른 판매처와 비교해 저렴하면 구매한다"며 "홈플러스가 없었을 때 싸게 판다는 곳에서 구매했는데 다시 매장을 열어 자주 온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D씨는 "예전과 비교해 살 만한 상품이 줄었다"며 "상품 종류도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가격은 괜찮지만 매장에 들어와도 생각보다 구매할 게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냉장고에 진열된 효자손 등 제품(사진=차철우 기자)

유동 인구 늘어도 잠시…인근 점포는 울상

인근 상권에서는 재개장 효과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E씨는 "재개장 초반에는 반짝하다가 요즘에는 줄어든 느낌"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홈플러스에 물건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는 손님들의 이야기도 자주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가게 매출 역시 예전보다 크게 떨어졌다는 게 E씨의 설명입니다. 지난 5일 진행된 여의도 불꽃놀이 당시에는 유동 인구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평소에는 평일과 주말에 손님이 많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E씨는 "물건이 많이 없다"는 이유로 구매를 망설이는 손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상권 규모에 따른 편차도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매장 규모나 입지에 따라 타격 정도가 다르다는 겁니다. 

홈플러스 직원들이 자주 방문하는 매장 특성상 흉흉한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E씨는 "최근에는 주변에서 직원 이탈이나 구조조정, 점포 폐점과 관련한 이야기도 들린다"며 "상황을 지켜보다가 매장을 정리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E씨가 운영하는 위치에 있던 옆 가게는 지난달 8월 매장을 정리했습니다. 이어진 매출 하락에 더 버티기 어려웠던 겁니다.

홈플러스 한 매장 매대에 라면 등이 진열돼 있다(사진=차철우 기자)

회생절차 고비 넘겼지만…"한 번 더 위기 올 수도"

홈플러스의 영업 정상화 과정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매각과 회생계획을 마련했지만 자금난이 이어졌습니다. 본격적인 재개장은 지난달 긴급운영자금(DIP) 확보를 계기로 이뤄졌습니다. 앞서 운영자금 고갈로 7월 13일부터 전국 67개 점포가 임시 휴업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지난 7월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즉시항고하고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한 끝에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상품 입고와 매장 정비를 진행하고 납품·배송업체와 협의했습니다. 직원들도 다시 점포로 투입됐고, 신선식품과 라면 같은 식료품을 우선 확보했습니다. 지난달 7일 67개 점포는 임시 개장했는데요. 운영 상황을 재점검한 뒤 상품을 추가로 채워 정식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이후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홈플러스는 고비를 넘겼습니다. 

홈플러스에 따르며 재개장 이후 5일간 매출은 437억원으로, 영업중단 직전 같은 기간보다 191% 증가했습니다. 지난달 전체 매출은 1164억원이었습니다. 다만 여전히 상품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닙니다. 

재개장 당시에는 손님이 몰렸습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재개장 이후 5일간 매출은 437억원으로, 영업중단 직전 같은 기간보다 191% 증가했습니다. 이후 8월 전체로는 매출 116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회생절차 여파로 홈플러스는 상품 대금을 선지급해야 추가 납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가 확보한 운영자금 범위에서 물량을 들여와야만 상품 구색에는 제약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홈플러스 매장은 다시 문을 열었지만 회복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E씨는 "잘 되다가도 이런 상권이 돼버리니까 고객들이 잘 안 온다"며 "이대로라면 (홈플러스에) 한 번 더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