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차 팔고 통제받는데…현대차 카마스터 ‘사용자성’ 왜 부정됐나

권효중 기자 2026. 9. 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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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중앙노동위원회가 현대자동차 판매 대리점에서 일하는 판매직 노동자(카마스터)들에 대한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부정한 초심을 유지했다.

2018년 카마스터들의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성을 확인한 서울행정법원 판결에서 재판부는 현대차가 지점과 판매대리점으로 이원화해, 같은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소속으로 동일한 일을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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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 실질적 지배력 외면하고 ‘대리점 계약’만 주목…노동계 반발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업종 조합원들이 공동파업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1일 중앙노동위원회가 현대자동차 판매 대리점에서 일하는 판매직 노동자(카마스터)들에 대한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부정한 초심을 유지했다. 노동계에서는 카마스터들이 소속만 다를 뿐이지 원청 판매노동자들과 똑같은 형태로 일한다고 주장한다. 출근해서 일하는 모든 순간 현대차의 구조적 통제를 받고 있고 ‘대리점 계약’이라는 형태가 아닌 일하는 현실을 봐야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중노위는 지난 10일부터 31일까지 4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카마스터에 대한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단을 유지했다. 카마스터는 현대차 본사에서 운영하는 직영 지점이 아닌 가맹계약을 맺은 대리점에서 차를 판매하는 특수고용직(노무제공자) 노동자다. 금속노조 현대차판매대리점지회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감정노동에 대한 보호 조치 마련 등을 주요의제로 현대차와 원청 교섭을 요구했고, 노동위원회 절차를 밟았지만 사용자성이 부정됐다.

카마스터들이 지점 노동자와 같은 일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법적으로 인정됐다. 2018년 카마스터들의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성을 확인한 서울행정법원 판결에서 재판부는 현대차가 지점과 판매대리점으로 이원화해, 같은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소속으로 동일한 일을 한다고 봤다. 이 판결은 2019년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금속노조가 중노위에 제출한 재심 의견서들을 보면, 카마스터들의 종속성이 확인된다. 현대차는 지역본부 등을 통해 카마스터들에게 판매 실적이 부진할 때 경고장을 보내거나, 판매 이벤트를 안내한다. 또 자동차 전시장에 상주하는 ‘당직 카마스터’들의 복장을 규정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한다. 또한 이들은 현대차로부터 사번을 받고 지점 노동자와 같은 판매·고객관리시스템을 이용하며 판매 목표와 직급 체계도 현대차의 규정을 따른다.

특히 카마스터는 1997년 아이엠에프(IMF) 경제 위기를 계기로 기업의 비용절감을 위해 이뤄진 대표적인 외주화 사례다. 현대차는 당시 정규직이었던 판매직 노동자를 지점과 대리점으로 나눴다. 이로 인해 같은 일을 하면서도 한 쪽은 정규직, 다른 한 쪽은 비정규직이라는 차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울산지노위는 이와 같은 카마스터들의 현실보다는 형식적 계약 관계에 주목했다. 현대차가 판매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대리점이 다시 카마스터들과 용역계약을 체결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로 회사와 카마스터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울산지노위는 이같은 회사의 주장에 따라 대리점이 별도의 공간으로 구분돼 있고 대리점 계약에 따른 결과인 만큼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이 약해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주민영 금속노조 법률원 노무사는 “실질적인 부분보다는 대리점 계약이라는 구조에 편중해서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 노무사는 “결국 현대차는 원청으로서 사내하청 사업주에 해당하는 대리점주들을 관리하고, 그 밑에서 일하는 카마스터들에게까지 영향을 주는 구조”라며 “고객들은 자동차를 지점에서 사는지, 대리점에서 사는지 모를 정도다. 그만큼 원청과 하청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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