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만으론 AI 주권 못 지킨다”…국회서 AI 결제 인프라 입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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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계약을 맺고 결제까지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그 거래를 검증하고 정산하고 책임을 물을 법적 인프라는 한국에 아직 없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초거대 언어모델(LLM)과 GPU 확보 등 컴퓨팅 경쟁에만 매몰될 경우 정작 AI가 창출한 가치를 증명하고 국경 간 자본 흐름을 정산할 '레일'을 외산 기술과 표준에 완전히 빼앗겨 국가 차원의 디지털 주권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개회사에 나선 김우영 의원은 "AI가 수행한 거래와 판단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권한, 자동결제 과정의 책임 등 새로 등장한 문제에 맞는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는 "초당 수천 건씩 초소액으로 실행되는 기계간(M2M) 결제를 위해 해외에서 AP2·x402·ERC-8004 등 AI 에이전트 결제 표준이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면서 "사람이 매번 승인하는 결제와 달리 기계는 조건을 먼저 위임받아 자동 실행하기 때문에 표준만으로 신뢰가 저절로 구현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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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에 5조 쏟으며 결제 레일엔 26억뿐”
검증·정산·귀속 3대 레일에 근거법 없어
日 8개월 만에 정책화…韓 5개 상임위 분절
![1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디지털 신뢰 인프라 구축과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위한 국회 토론회’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2/mk/20260912181206286lybw.jpg)
초거대 언어모델(LLM)과 GPU 확보 등 컴퓨팅 경쟁에만 매몰될 경우 정작 AI가 창출한 가치를 증명하고 국경 간 자본 흐름을 정산할 ‘레일’을 외산 기술과 표준에 완전히 빼앗겨 국가 차원의 디지털 주권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우영·이주희·최혁진·황정아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가 주관한 ‘인공지능(AI) 시대, 디지털 신뢰 인프라 구축과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산업계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을 규제 대상으로만 보던 기존 관점에서 탈피해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하는 거대한 융합 산업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서 황정아 의원은 “블록체인을 가상자산 중심 규제에 대한 논의에 머무르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실물연계자산(RWA)과 데이터 결제 등 블록체인을 AI 시대의 국가 신뢰 인프라로 격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혁진 의원은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대전환에 5조1000억원을 쓰는데 공공분야 블록체인 실증사업은 26억원, 2개 과제에 불과하다”며 “AI 인프라를 짓는 것만으로는 산업이 생기지 않는다. 블록체인을 실증하고 권리를 정산하는 제도가 없어 이를 상임위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 변호사는 ‘AI 주권의 곱셈식’ 모델로 ‘스택 역량×검증×정산×귀속’을 꺼내며 “현재 디지털 자산과 AI 학습 데이터, 생성물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채 거래되고 있으나 사법상 권리 내용이 확립되지 않아 소유권이 서지 않은 죽은 자본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변호사는 한국이 제도적으로 헌법부터 실무까지 네 개 층위에서 같은 공백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헌법 층위에서는 소유권이 서지 않은 디지털자산·학습데이터·AI 생성물이 죽은 자본으로 남아 있다. 다음으로 헌법원리 층위에서는 규제할 부처는 정해졌지만 권리를 정할 부처가 없다.
제도설계 층위에서는 발행·정산은 법에 자리가 있지만 검증 계층만 근거법이 없고다. 끝으로 실무 층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무역대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한 조문이 하나도 없는데도 은행권 관행으로 사실상 전면 봉쇄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이 통일상법전(UCC) 제12편을 통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배타적 지배(control) 개념을 선제적으로 정의하고 독일과 스위스가 민사법 및 DLT법을 통해 사권 체계를 선점했다”며 “한국은 개정 외국환거래법(2026년 12월 시행)에 가상자산 정의만 신설했을 뿐 구체적인 지급·수령 절차를 외환망에 연결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명시적 금지 규정이 없음에도 서식 미비와 법인 실명계좌 개설 거부라는 금융권 관행 탓에 정상적인 수출입 기업들마저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구 변호사는 “최근 3년간 대구본부세관에서 적발된 불법 외환송금 등 9200억원(7만 8489건) 규모의 무역대금이 음성 경로로 내몰렸다”고 현 실태를 고발했다.
구 변호사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사권 체계 정립(법무부), 외국환거래법 및 하위법령 정비를 통한 무역대금 정산망 개방(재정경제부), AI기본법상 출처증명 명시 및 전자서명법 개정(과방위) 등 ‘3트랙 동시 입법’을 국회에 제안했다.
또한 정부 부처와 상임위의 분절을 타개하기 위해 과방위, 정무위, 기재위, 법사위, 산자위 등 5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연석심사나 특별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양소희 카이아(kaia) 재단 매니저는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차세대 AI·온체인 금융 구상 프로젝트팀(PT)’을 구성하고, 올해 5월 자민당 정무조사회가 ‘온체인 금융’을 8대 정책 제언으로 승인하기까지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이 제언을 금융청(스테이블코인·토큰화 예금 규제)·일본은행(CBDC·결제 인프라)·재무성(세제)·디지털청(디지털ID)·경제산업성(산업정책)·내각부(AI전략) 등 부처별로 분담해 제도화하고 있다.
빠른 제도화 덕분에 일본 내 실사용 사례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일본 첫 규제 준수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C는 발행 10개월 만에 누적 발행액 10억엔을 돌파했고, x402 프로토콜을 통한 AI 에이전트 자율결제까지 실증됐다.
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 등 3대 메가뱅크는 전 직원 생성형 AI 배포를 넘어 AI 행원 실장 단계로 넘어갔다.
이 밖에도 미쓰이물산의 원자재 선물 AI 자율거래, NTT도코모의 AI 에이전트 전용 신원 레지스트리 구축, 히타치 중심 17개사의 온체인 공동 자금세탁방지(AML) 감시 등 실사용 인프라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양 매니저는 “한국 역시 과방위와 정무위가 머리를 맞대는 특위 구성과 원화 스테이블코인·토큰화 예금 로드맵 설계, 공공부문 온체인 실증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카이아는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라인의 핀시아가 통합해 출범한 레이어1 블록체인이다. 카이아 분산원장기술(DLT) 재단은 11일 도쿄 증시 상장 결제 서비스 업체 넷스타즈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일본·아시아의 스타페이 가맹점 70만곳에 엔화로 정산하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넷스타즈가 운영하는 멀티 QR 결제 플랫폼 ‘스타페이(StarPay)’는 연간 거래 처리액이 2조엔(약 18조 원)에 달한다. 양사는 매장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가맹점주는 가격 변동 위험 없이 기존 단말기를 통해 엔화로 최종 정산을 받는 구조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연동할 예정이다.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는 “초당 수천 건씩 초소액으로 실행되는 기계간(M2M) 결제를 위해 해외에서 AP2·x402·ERC-8004 등 AI 에이전트 결제 표준이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면서 “사람이 매번 승인하는 결제와 달리 기계는 조건을 먼저 위임받아 자동 실행하기 때문에 표준만으로 신뢰가 저절로 구현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박 대표는 x402는 코인베이스에서 리눅스 파운데이션으로, AP2는 구글에서 FIDO 얼라이언스로 각각 중립 거버넌스로 이관됐고 카카오페이·헥토파이낸셜·갤럭시아머니트리 등 국내 기업도 이미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수호아이오 보안연구팀이 지난달 13일 국내 x402 서비스 5곳을 직접 점검한 결과를 소개하며 “국내 기업 5곳 모두 단일 해외 정산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었고 국내 자체 정산 서비스는 한 곳도 없었다”며 “5곳 중 2곳은 권고 유효시간(180초)에 못 미쳤고, 1곳에서는 실제 취약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AI 에이전트 결제 관련 정산 트래픽의 해외 특정 단일 사업자 의존도가 100%에 달했고 국내 기업들의 자체 대체 경로는 전무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서명 확인과 온체인 정산 사이에 존재하는 실행 틈새에서 서비스 마비나 자산 탈취, 가스비 남용이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며 “분산신원(DID) 기반 권한 체인과 결제·이행을 분리 검증하는 오라클 기술, 코드의 결함을 수학적으로 입증하는 정형 검증(Formal Verification)이 결합된 견고한 보안 아키텍처를 국내 독자망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교수는 지난 2022~2023년간 레이드렌즈(TradeLens), 호주증권거래소(ASX CHESS) 등 글로벌 프라이빗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줄도산한 원인은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공개 검증성’과 ‘조합 가능성’이 결여돼 기존 장부의 단순 보조 시스템에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퍼블릭 블록체인 역시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닌 대신, 주소가 고정되고 기록이 누적돼 단 한 번의 실명 결착으로도 과거 이력이 전부 드러나 개인정보보호법상 삭제 요구권이나 기업 영업비밀 보호와 정면 충돌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Privacy by Design)’ 아키텍처를 제시했다.
원문 데이터는 오프체인에 안전하게 분리 보관하고, 온체인에는 발급기관 정보, 폐기 루트, 상태 확정값 등 6가지 필수 검증 재료(약정값)만 저장한 뒤 영지식증명(ZKP)을 통해 세부 정보 노출 없이 자격 요건만 증명하는 방식이다.
오 교수는 “개인정보는 비공개로, 신뢰 근거는 공개로, 필요한 사실만 증명해야 한다”며 “내년 2월 시행될 개정 전자증권법이 요건을 갖춘 원장을 전자등록계좌부로 인정하면 이 봉인값 자체가 법적 확정의 기준이 돼 원문을 원장에 올릴 이유가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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