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인프라 매출 2배로…젠슨 황 "사이버보안, AI 수요창출"

김이슬 기자 2026. 9. 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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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투자 회의론 가운데 '청신호'

메모리 반도체 수급과 직결되는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을 확인할 중요 이벤트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오라클은 AI 데이터센터 효과에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클라우드 실적을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보안'을 AI의 차세대 주요 적용 분야로 꼽으면서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0일(현지시각)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호조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193억45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7억2800만달러로 57% 늘었다고 발표했다. 오라클의 이번 실적은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를 확인하는 시험대로 여겨졌다.

TD 코언 데릭 우드 애널리스트는 "오라클 주가는 자금조달 우려와 부품 원가 상승, 데이터센터 건설 차질에 대한 우려 등으로 지난 6월 연고점 이후 38% 가량 하락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시장 우려를 덜어낸 오라클의 이번 호실적은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클라우드 사업 호조 영향이 컸다. 이 부분 매출은 74억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21% 증가하면서 평균 전망치인 71억9000만달러를 훌쩍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객이 온프레미스 소프트웨어에서 클라우드로 계속 이동함에 따라 55억5000만달러로 3% 감소한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을 상쇄하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 GPU 30만개 이상을 포함해 8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공급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3배 가량으로 직전 회계연도 전체 공급량의 73% 수준이다. 폭발적인 데이터센터 공급 확대 추세는 매년 4분기에서 이듬해 1분기로 이어지며 꺾이던 계절적 매출 흐름을 바꿔놨다는 게 오라클의 설명이다.

구형 GPU 값이 오히려 더 비싸게 팔리는 현황을 밝히며 수익성 우려도 불식시켰다. 마구이르크 CEO는 이번 분기 계약 갱신 시점이 도래한 GPU 용량을 종전보다 20% 비싼 값에 재계약 하거나 다른 고객에게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에만 추가로 300억달러 이상의 AI 클라우드 계약을 추가 확보했고, 향후 매출로 인식될 계약 잔액은 664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0억달러 증가했다.

다만 막대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은 여전하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현금과 낮은 신용등급은 부담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분기 CAPEX는 284억9900만달러로 1년 전(85억200만달러)의 3.4배 수준에 달했다. 부채는 1250억달러, 한화로 170조원에 달하고 잉여현금흐름은 1년 전 3억달러 마이너스에서 54억달러 마이너스까지 악화했다.

이날 장중 5.4% 하락한 오라클 주가는 장마감 후 실적발표가 나온 뒤 7% 이상 올랐다. 다만 국내 반도체 주는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에 근접한 영향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4.18% 내린 25만7750원에, SK하이닉스는 3.62% 떨어진 178만6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사진=뉴스1

■젠슨 황 "사이버보안은 AI 분야의 다음 거대 시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분야의 다음 거대 시장으로 '사이버 보안'을 지목하면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될 거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AI를 이용한 사이버공격이 늘수록 이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신시장 수요가 창출될 거란 관측이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해 "사이버 보안은 AI의 다음 주요 적용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수요를 창출하는 데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며 "AI 업계가 보안 관련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챗GPT와 클로드 등 핵심 AI 모델의 해킹 문제가 대두되면서 AI 안정성이 불거지고, 데이터센터 투자를 둘러싼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엔비디아가 내놓은 내년 매출 70% 증가 전망과 관련해서도 사이버보안 매출이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황 CEO는 "우리는 매출이 전년 대비 70%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엔베디아는 각종 투자와 관련해 제기되는 순환금융 비판에도 불구하고 AI 생태계 확장 전략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AI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황 CEO는 "적은 돈을 투입하면 훨씬 많은 돈이 들어오는 것을 순환거래라고 볼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팔란티어와 손잡고 AI를 활용해 복잡한 공급망 관리 시스템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 회사는 엔비디아의 오픈 AI모델인 '네모트론'과 팔란티어의 데이터플랫폼 '파운드리' 및 인공지능 플랫폼을 결합한 통합 AI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첫 적용 대상은 엔비디아 자체 공급망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랙 '베라루빈'의 경우 한 대 제작에만 메모리와 네트워킹 장비, 전력·냉각 장비 등 130만개의 부품 조율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공급망 병목을 선제적으로 찾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민감한 정보를 기업 데이터 안으로 가져오는 '소버린 AI'가 핵심이 될 거란 전망이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