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뻥튀기 상장' 3차 공판서 의견 엇갈린 SK하이닉스와 파두

김도영 기자 2026. 9.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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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의 '뻥튀기 상장' 의혹 3차 공판에서 SK하이닉스의 포캐스트(예상수요) 축소에 단가 협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놓고 파두 측과 SK하이닉스 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파두 측은 SK하이닉스의 포캐스트 축소가 컨트롤러 가격을 낮추기 위한 물량 조정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당시 SK하이닉스 구매팀장은 최종 고객 수요와 생산계획을 벗어나 포캐스트를 대폭 줄이기는 어렵다고 맞섰다.

법정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 내부 문건에도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를 이유로 파두 컨트롤러 구매 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재판에서는 SK하이닉스의 포캐스트와 실제 발주 물량이 줄어든 과정에 단가 협상과 최종 고객의 수요 변화가 각각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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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가격 협상 위한 수요예측 물량 축소” VS SK하이닉스 측 “생산계획 벗어나 축소 어려워”
검찰, 메타 수요 감소·재고 증가 부각···파두의 업황 변화 인지 가능성
파두 본사 전경 / 사진=파두

[시사저널e=김도영 기자] 파두의 '뻥튀기 상장' 의혹 3차 공판에서 SK하이닉스의 포캐스트(예상수요) 축소에 단가 협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놓고 파두 측과 SK하이닉스 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파두 측은 SK하이닉스의 포캐스트 축소가 컨트롤러 가격을 낮추기 위한 물량 조정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당시 SK하이닉스 구매팀장은 최종 고객 수요와 생산계획을 벗어나 포캐스트를 대폭 줄이기는 어렵다고 맞섰다. 단가 협상과 최종 고객의 수요 변화가 포캐스트 축소와 실제 발주 중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서보민)는 자본시장법 위반 및 배임수증재 등 혐의로 기소된 남이현 파두 대표와 이지효 전 대표 등 경영진 3명, 파두 법인에 대한 3차 공판을 열었다. 지난 6월 1차 공판과 7월 2차 공판에 이은 세 번째 공판이다. 이날 장모씨와 조모씨 등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장씨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12월 초까지 SK하이닉스에서 소자·컨트롤러 구매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는 단가 협상이 SK하이닉스의 포캐스트와 구매주문서(PO) 발행에 미친 영향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장씨는 구매부서가 일부 물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요를 임의로 크게 줄이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종 고객 수요가 있고 제품 생산이 결정되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필요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다. 그는 "구매가 일부에 대해 약간의 탄력성 있는 운영은 하겠지만 갑자기 수요를 낮춰 '가격을 맞춰주지 않으면 사지 않겠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2022년 8월 이후 기존 포캐스트에 따른 추가 PO는 발행하지 않았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장씨는 구매부서가 반도체 다운턴과 생산·판매 계획의 변화를 인지한 시점을 2022년 10월 초로 특정했다.

검찰은 당시 메타가 대규모 인력 감축과 데이터센터 투자 조정에 나선 점을 제시하며 최종 고객의 수요 감소가 발주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SK하이닉스 내부 문건에도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를 이유로 파두 컨트롤러 구매 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반도체 호황이 급격한 불황으로 전환된 만큼 시장에 참여한 업체라면 수요 감소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봤다. 파두가 자체 네트워크와 여러 채널을 통해 업황 변화를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라는 취지다.

파두 측은 SK하이닉스의 수요 전망이 단기간에 급변한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제시된 자료에는 SK하이닉스가 2021년 10월 파두에 2023년 월 10만개, 연간 120만개의 예상 물량을 제시했고 해당 전망을 2022년 6월까지 유지한 것으로 기재됐다. 2022년 12월 95만개, 2023년 1월 35만개로 물량이 각각 줄어들었다.

◇ 120만개선확보추진···웨이퍼지원뒤PO발행놓고공방

SK하이닉스는 TSMC가 자사에 배정할 예정이던 차년도 웨이퍼 물량 가운데 일부를 파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전환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는 2021년 말 전환된 것으로 제시된 웨이퍼 350장과 2022년 파두 측 회의록에 기재된 300장이 거론됐다. 다만 물량과 전환 시기, 실제 생산연도에 대해서는 증인과 파두 측의 설명이 엇갈렸다.

파두 측 회의록에는 웨이퍼 300장 이관으로 2023년 초 약 60만개의 재고를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파두는 SK하이닉스 포캐스트에 맞춰 물량을 나눠 납품하겠다며 PO 발행을 요청했다. SK하이닉스는 단가 인하 협상이 완료되지 않아 발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포캐스트가 예상 수요일 뿐 확정 발주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PO를 발행하려면 단가와 최종 고객 인증, 생산계획, 공급 가능 물량 등의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파두가 포캐스트에 맞춰 언제,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답변을 제때 내놓지 못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공판에선 SK하이닉스가 전환 물량을 자사에 '시큐어(secure, 물량확보)'해달라고 요구한 의미도 쟁점이 됐다. 장씨는 파두에 우선 공급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SK하이닉스에만 납품해야 하는 계약상 의무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내부 문건의 'SKH sole 공급'도 독점 공급 조건이 아니라 당시 제품 인증을 마쳐 실제 판매할 수 있는 고객사가 SK하이닉스뿐이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 SK하이닉스, 통상 구매 제품 단가4배지만 메타향SSD진입위해파두선택

장씨 증언에 따르면 파두가 처음 제시한 컨트롤러 단가는 개당 40달러대 후반으로 SK하이닉스가 통상 구매하던 제품의 약 4배 수준이었다. 법정에서는 초기 논의 단계에서 45~55달러가 제시된 자료도 공개됐다. 이에 SK하이닉스는 2022년 10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단가 인하를 요구하기도 했다.

높은 가격에도 파두 제품을 선택한 배경에는 메타향 기업용 SSD 시장 진입이 있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모바일용 낸드플래시에서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SSD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세였다. 내부 문건에는 메타가 성장성과 경쟁력 측면에서 필요한 고객이지만 자체 솔루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메타향 제품과 관련해 파두 외에 뚜렷한 대체자가 없었다는기존 진술도 법정에서 제시됐다. SK하이닉스 내부 자료에는 파두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방안의 개발비가 100만달러, 자체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방식은 600만달러로 추산됐다. 실리콘모션과 마벨 등이 주로 컨트롤러와 구동 펌웨어를 제공한 것과 달리 파두는 SSD 설계와 성능 분석, 고객 인증까지 포함한 전체 솔루션을 제안했다. 장씨는 "서비스 영역이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전체를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과 단순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시장에서 인정받는 가치가 다르다"고 말했다.

◇ 檢, 공모금1937억원부당이득판단···발주축소인지시점관건

앞서 검찰은 2025년 12월 18일 남 대표와 이 전 대표 등 경영진 3명과 파두 법인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파두가 2023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주요 거래처의 발주 축소·중단 사실을 숨기고 매출 전망을 부풀렸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금 약 1937억원을 부당이득으로 산정했다.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거쳐 양측의 입장과 증거조사 계획을 정리했다. 지난 6월 18일 1차 공판에서는 파두 경영진이 SK하이닉스의 발주 축소와 매출 감소 가능성을 인지한 시점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7월 23일 2차 공판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제시한 포캐스트와 실제 PO의 차이, 2023년 초 기존 발주분 20만개 외에 추가 구매계획이 없다는 취지의 통보가 파두 경영진에게 전달된 시점과 경로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발주 감소 신호가 증권신고서 등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파두 측은 예상 물량이 확정 주문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시장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반박했다.

향후 재판에서는 SK하이닉스의 포캐스트와 실제 발주 물량이 줄어든 과정에 단가 협상과 최종 고객의 수요 변화가 각각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다뤄질 전망이다. 재판의 핵심은 메타의 수요 감소와 SK하이닉스의 발주 축소가 파두 경영진에게 언제, 어느 수준까지 전달됐는지다. 파두가 달라진 매출 전망을 상장 관련 서류에 반영하지 않은 데 고의가 있었는지도 유무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다음 공판 기일은 내달 2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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