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유니콘' 힐링페이퍼, '강남언니' 시술 내역 등 민감한 개인 정보 대거 유출…글로벌 시장 확대 '발목'?

김소형 2026. 9. 1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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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가입자가 990만 명에 달하는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에서 시술·상담 내용 등 민감도가 높은 개인정보가 유출돼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유출 고객에게 1인당 5만 원의 강남언니 포인트를 지급하고,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싱·해킹 등 금융사기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할 경우 1인당 최대 1000만 원까지 1년간 보장하는 보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성형·피부과 시술 내역과 상담 시 등록한 사진 등 민감도가 높은 정보가 유출된 상황에서, 추가 시술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보상 수단으로 제시한 것은 실질적인 피해 구제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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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언니'가 지난 7월 전면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사진제공=힐링페이퍼

국내외 가입자가 990만 명에 달하는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에서 시술·상담 내용 등 민감도가 높은 개인정보가 유출돼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남언니 운영사 힐링페이퍼는 글로벌 K-뷰티·미용의료 시장 호황을 타고 기업가치 6000억 원 규모의 '예비유니콘'으로 성장해왔지만, 지난 7월 전면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선 직후 대형 악재를 맞게 됐다.

힐링페이퍼는 지난 4일 상담 내역을 조회하는 핵심 연동 기능(API)에서 비정상적인 접근이 발생해 일부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7일 밝혔다. 이상 징후 포착 직후 해당 경로를 차단했으나, 동일 공격자가 다음 날 타 경로로 재차 접근을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은 총 21만9665명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약 16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4만8000명, 대만 4218명, 태국 1591명, 중국 481명, 영어권·기타 국가 5308명 등이다.

유출 항목에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생년월일, 소셜로그인 ID 등 기본적인 식별 정보는 물론, 상담 의료기관과 상담 신청 내용, 시술·수술 여부, 예정일·예약일시, 결제 상품·결제수단 등 민감도가 높은 개인정보가 대거 포함됐다. 특히 1670명의 경우 개인의 외모 고민이 담긴 상담 동기와 이용자가 직접 등록한 사진까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단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사생활 침해와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출 정보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이나 병원 사칭 스미싱 등 금융·사이버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힐링페이퍼는 국내외 피해 이용자에게 개별적으로 유출 사실을 통지하고, 강남언니 홈페이지에서 30일간 본인의 유출 항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강남언니나 병원을 사칭해 할인 혜택이나 병원 안내를 빌미로 링크 클릭이나 개인정보·금융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문자·전화·이메일에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회사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 사실을 신고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홍승일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서는 로그인 및 API 호출 인증 절차를 다단계로 강화하고, 비정상 접근 탐지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기술적 재발 방지책을 발표했다. 이어 2차 입장문을 통해 구체적인 보상책도 내놨다. 국내 유출 고객에게 1인당 5만 원의 강남언니 포인트를 지급하고,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싱·해킹 등 금융사기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할 경우 1인당 최대 1000만 원까지 1년간 보장하는 보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보상안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랭하다. 성형·피부과 시술 내역과 상담 시 등록한 사진 등 민감도가 높은 정보가 유출된 상황에서, 추가 시술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보상 수단으로 제시한 것은 실질적인 피해 구제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적 책임과 규제 당국의 제재 수위도 향후 변수로 꼽힌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 등이 인정될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등 행정제재가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환자용 K-미용의료 플랫폼 '언니'(Unni). 사진제공=힐링페이퍼

이번 사고가 더욱 뼈아픈 이유는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던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힐링페이퍼는 글로벌 브랜드 'Unni(언니)'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방한 외국인 환자가 2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K-미용의료 산업이 호황을 맞은 가운데, 이번 사고에서 전체 유출 인원의 약 27%가 외국인 이용자로 확인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 저하 우려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홍승일 대표의 위기관리 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언니가 신속하게 사과하고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갖추고도 핵심 API 보안 통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플랫폼 신뢰도에 흠집이 불가피하다"면서 "향후 당국의 과징금 수위와 수사 결과, 집단소송 여부 등이 기업가치 수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힐링페이퍼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매우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고객님의 소중한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로 인한 2차 피해와 재발을 차단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고, 고객에 대한 사과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후속 조치와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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