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정점은 2028년으로 전망… 하반기는 SK하이닉스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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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이 반도체 투자자 입장에서 말하면 짐 싸서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장비 성능이 가장 좋아 마진율도 함께 올라가는 때다. 2023~2024년 폭발적으로 집행된 인공지능(AI) 인프라 설비투자(CAPEX·자본적 지출)도 감가상각 기간이 끝나기 시작한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으로 지어진 TSMC 애리조나, 인텔 오하이오, 삼성 테일러 공장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시기다. 지금도 업황이 좋지만, 그때보다 나을 수는 없다."
15년간 반도체 설계 현장에서 일한 엔지니어 출신 투자자 박성문 작가가 9월 7일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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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반도체 설계 현장에서 일한 엔지니어 출신 투자자 박성문 작가가 9월 7일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박 작가는 미국 반도체 설계·검증 소프트웨어 기업 시놉시스 등을 거치며 올해까지 반도체 현업에서 일했다. 현재는 X(옛 트위터)에서 '무니인사이트'라는 이름으로 반도체 투자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책 '성공 투자를 위한 최소한의 반도체 지식'을 펴냈다.
박 작가는 현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과 수익성은 2028년쯤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박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
메모리 사이클 피날레는 아직
현재 반도체 시장을 어떻게 보나."요즘 D램 1㎏과 금 1㎏의 가치를 많이들 비교한다. 금도 산업재로 활용되지만, D램은 AI 연산을 수행하는 핵심 자원이다. 수출 지표도 매우 좋다. 최근 엔비디아가 필요로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적층 단수가 낮아진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이는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판단한다. HBM 8단과 12단은 생산 난도에서 25% 이상 차이가 난다. 칩을 4개 더 쌓아야 하는 만큼 불량률도 높아진다. 적층 단수를 낮춘다고 메모리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외려 엔비디아가 매출 성장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HBM 공급 공백을 줄이려는 선택이다. 메모리 공장을 3년 안에 크게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나온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를 봐도 소비자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현업에서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는데, 과거에는 소수 인원이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게 창업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한 사람에게 AI 에이전트 몇 개를 붙일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고 얘기한다. 인건비 절감 효과까지 고려할 경우 AI 하드웨어 가격은 아직 더 높아질 여력이 많다."
실적도 좋고 전망도 좋은데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는 주가 때문에 답답해하는 투자자가 많다.
"장기채 금리가 올라도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기업이 그보다 높은 성장성을 보여준다면 주가는 다시 상승할 것이다. AI 모델은 한두 달 사이에도 새로운 버전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사용량이 급증해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서비스 성능이 좋아질수록 사용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메모리 가격이 이미 많이 올랐다고 해도 연간 20~30%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반면 토큰 사용량은 3~4배, 많게는 10배씩 늘고 있고 헤비 유저는 훨씬 많은 토큰을 소비한다. 동영상 생성이나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처리도 이제 막 본격화하는 단계다.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하드웨어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는 점을 생각하며 투자 호흡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ASP 먼저 확인해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올해 하반기 투자 매력도가 더 높은 곳을 꼽자면."주가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HBM에 집중된 역량이 강하고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작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엔비디아의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SK하이닉스의 비중이 크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플레이어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삼성전자 역시 파운드리 사업이 턴어라운드하고 있고 최근 모바일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메모리 사이클이 피날레를 향해 가는 과정이다. 양사가 투자한 생산시설과 다른 밸류체인이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시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메모리 업황과 주가 바닥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면.
"우선 평균판매가격(ASP)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D램 익스체인지 등에서 D램의 실시간 현물 가격과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눈여겨보라. 다음으로는 빅테크의 CAPEX다. 물론 경쟁적으로 막대한 투자금을 집행하는 요즘은 빅테크의 CAPEX 확대가 더는 서프라이즈가 아니다. 새로운 성장성은 소버린 AI 시장에서 관찰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면 유럽에서도 대규모 AI 투자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별로 CAPEX를 늘리는 흐름이 향후 사이클을 이끌 새로운 주제가 될 것이다."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웨이퍼스케일 칩을 만드는 세레브라스시스템스를 주목한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쟁 중심이 '정확한 두뇌 생산'에서 '빠른 서비스 제공'으로 이동하고 있다. 세레브라스는 서비스 처리량을 감당하고자 D램보다 빠른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회사다. 이른바 '반(反)엔비디아' 영역에서 세레브라스의 빠른 추론 응답 속도에 대한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AMD,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도 손잡았다. 오픈AI 관련 수주잔고 역시 세레브라스 시가총액에 버금가는 규모다. 세레브라스의 하드웨어가 더 빠른 응답 서비스를 구현해 점유율을 5% 수준까지 올린다면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이다.
다음은 마벨테크놀로지로, 광학 네트워킹과 메모리 병목 현상을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크게 3가지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주문형반도체(ASIC) 기술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인터커넥트 기술, 차세대 광학 기술 로드맵이다. 현재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주가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보다 비싸지만, 성장 모멘텀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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