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환율 안정에도 물가 '비상등'
원·달러 환율 1339원대 안정…수입물가 충격 일부 흡수
고유가 장기화하면 운송·제조비 상승…제품 가격도 압박
정부도 4분기 물가 전망 신중…유가 흐름이 최대 변수로
[지데일리]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웃돌면서 국내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며 수입물가 상승 충격을 일부 흡수하고 있지만, 고유가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연료비뿐 아니라 운송·제조·외식 등 산업 전반으로 비용 부담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지시간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5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대표적 기준인 브렌트유도 101.21달러까지 올랐다. 국
내 정유사와 수입업체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두바이유는 122.01달러까지 치솟으며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향후 국내 에너지 비용에도 적지 않은 압력이 가해질 전망이다.
그나마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물가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1339.2원으로, 지난 3월 1490원대와 비교하면 150원 이상 낮아졌다.
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를 달러로 수입하는 국내 경제 구조에서 환율 안정은 수입물가와 생산비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같은 국제유가 상승폭이라도 환율이 안정돼 있다면 국내 기업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비용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문제는 유가 상승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 원유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되면 정유·석유화학 기업뿐 아니라 물류업체와 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운송비 상승은 제품 유통비용을 높이고, 원재료와 전력·연료비 부담까지 겹치면 공업제품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으로 가계의 이동비가 늘어나고, 이는 다른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국내 경제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유가 충격에 취약하다. 환율 안정만으로 유가발 물가 압력을 계속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서비스와 생활물가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
정부도 4분기 물가 흐름을 현 시점에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제유가와 환율이라는 핵심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어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결국 유가 상승이 일시적 충격에 그칠지, 국내 물가를 다시 자극하는 장기 변수로 자리 잡을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유가와 환율 변동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취약 업종의 비용 부담과 서민 생활비 상승에 대한 대응책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