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백'⑨] LG엔솔 vs 삼성SDI…AI시대 ESS 주도권 경쟁

우현명 기자 2026. 9.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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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규모와 장르는 가리지 않겠다. <흑과백> 아홉 번째 산업계 대결은 'LG에너지솔루션' 대 '삼성SDI'의 ESS 전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기업 최초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관련 기술 역량을 축적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과 친환경 정책 변화 등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변화에 맞춰 글로벌 생산시설 리밸런싱을 시작하고 EV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로 전환해 시장 성장에 대응해 왔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력과 현지 생산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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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EV라인 ESS용 LFP 전환…북미 5대 거점 구축
삼성SDI, 각형 안전성…정부사업 66% 확보·북미 거점 확대
산업계 규모와 장르는 가리지 않겠다. 재계 오너가에서부터 중소기업 생산직 직원까지, 그리고 대기업 대 스타트업은 물론 기술, 제품, 서비스까지 역량만 있다면 모든 산업계를 망라해 1대1 대결을 붙이겠다. 2026년 <신아일보> '흑과백' 코너를 통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산업계 전쟁 속으로 들어가 보자.
<흑과백> 아홉 번째 산업계 대결은 'LG에너지솔루션' 대 '삼성SDI'의 ESS 전쟁이다. / <편집자 주>
LG엔솔, 삼성SDI 로고. [그래픽= 문지은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생산거점 확대와 배터리 안전기술을 앞세워 주도권 경쟁에 나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5개 ESS 생산거점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SI(시스템통합) 역량을 결합해 현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삼성SDI는 북미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과 국내 ESS 수주 경쟁력을 앞세워 맞선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배터리업계의 경쟁도 전기차를 넘어 ESS로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5대 거점 구축…국내 최초 'ESS용 LFP' 양산 역량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친환경 정책 변화에 대응해 일부 EV(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북미 생산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미국 미시간 랜싱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생산체계를 완성하는 핵심 거점이다. 랜싱 공장은 ESS용 LFP 배터리와 전기차용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함께 생산하는 복합 제조시설로 연간 35GWh(기가와트시) 이상의 배터리 셀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랜싱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올해 ESS용 파우치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에는 각형 LFP 배터리 양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토요타 공급이 확정돼 ESS와 EV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라인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랜싱 공장 가동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미시간 랜싱·홀랜드와 캐나다 온타리오 등 3개 단독 생산거점과 혼다 합작법인 L-H 배터리 컴퍼니 오하이오 공장,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 등 총 5개 ESS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은 지난해 6월 북미 최초로 대규모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테라젠과 델타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은 지난해 11월 ESS 양산을 시작한 뒤 가동 3개월 만에 셀 생산 100만개를 돌파했다.

혼다와의 합작공장인 오하이오 공장과 GM 합작공장인 테네시 공장도 지난 7월 ESS 배터리 생산에 들어갔다. 특히 테네시 공장은 약 7000만달러를 투자해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60GWh까지 확대하고 이 가운데 북미에서 50GWh 이상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ESS 매출 비중은 현재 20% 후반대에서 연내 30%대로 확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기업 최초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관련 기술 역량을 축적해왔다. 고로딩·고밀도 셀 기술을 기반으로 장수명과 열관리, 에너지밀도를 강화했다. ESS용 LFP 제품은 UL9540A 안전 기준을 충족했고 대형 화재 모의시험에서도 열폭주가 발생했을 때 인접 모듈로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 성능을 검증했다. 여기에 자체 BMS(배터리관리시스템)와 모듈·팩 설계 기술을 결합했다.
LG에너지솔루션 ESS전력망 제품 이미지.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품 생산뿐 아니라 ESS 운영 전반으로 사업영역도 넓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미국 ESS SI 전문기업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해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출범시켰다.

버테크는 자체 플랫폼 '에어로스(AEROS)'를 통해 EMS(에너지관리시스템) 제어와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 분석, 시장 예측, 디지털 트윈, 설비 유지보수 등을 제공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 셀 공급에서 시스템 구축, 소프트웨어, 자산 최적화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 중이다.

수주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140GWh 이상이다. 올해 상반기 ESS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배 증가했고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함해 3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지난 5월에는 오라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DTE에너지와 6GWh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7월에는 미국 신재생에너지 독립발전사업자 사이프레스 크릭 에너지와 최대 2.9GWh 규모의 구글 프로젝트용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과 친환경 정책 변화 등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변화에 맞춰 글로벌 생산시설 리밸런싱을 시작하고 EV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로 전환해 시장 성장에 대응해 왔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력과 현지 생산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북미 생산능력 2배 확대…각형 안전성 통해 ESS 공략

삼성SDI는 차별화된 각형 배터리 안전성과 북미 생산거점 확대를 앞세워 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 시장 확대에 맞춰 ESS와 UPS(무정전전원장치)까지 사업기회를 넓히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서 GM과 추진하던 합작법인을 단독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ESS용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미국 SPE(StarPlus Energy) 공장에 이어 북미 ESS 생산거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프리즘스택'.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이를 통해 북미 ESS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8년부터 북미 ESS 수주량이 생산능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만큼 선제적으로 현지 공급능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업체와 2조원이 넘는 ESS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3월에도 현지 에너지 전문업체와 1조5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국내 ESS 시장에서는 정부 주도의 전력망 사업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발표된 'AI 활용 차세대 배전망 ESS 구축 지원사업'에서 삼성SDI는 전체 배터리 공급물량의 약 66%를 확보해 배터리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앞서 제1·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도 전체 물량의 과반을 확보했다. 삼성SDI는 향후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에서도 국내 생산기반과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을 앞세워 수주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자체 구조와 독자적인 안전기술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알루미늄 캔 타입의 외관 구조가 외부 충격과 압력을 견디는 물리적 장벽 역할을 하고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셀 내부 가스를 빠르게 배출하는 벤트(Vent)를 적용했다.

셀 간 열전파를 막는 EDI(모듈 내장형 직분사)와 No TP(Thermal Propagation) 기술도 적용해 화재 확산 가능성을 낮췄다.
삼성SDI SBB 2.0. [사진=삼성SDI]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UPS용 배터리를 또 다른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UPS는 정전이나 전압 불안정 등 전력 공급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배터리를 이용해 즉시 비상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서비스 중단을 막기 위한 핵심 설비로 꼽힌다.

삼성SDI의 UPS용 배터리는 고출력 특성을 가진 LMO(리튬망간산화물)에 각형 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출력과 수명을 동시에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에는 글로벌 안전 인증기관 UL솔루션즈가 진행한 옥내 대형 화재 테스트(Indoor LSFT)에서 삼성SDI의 UPS용 배터리가 세계 최초로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글로벌 빅테크와 AI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배터리 공급사를 선정할 때 화재 안전성 검증을 주요 요건으로 요구하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차별화된 각형 배터리 기술 경쟁력과 안전성,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글로벌 AI·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미래 전기차 시대를 위해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글로벌 ESS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왼쪽), 최주선 삼성SDI 사장(오른쪽).[사진=각사]

[신아일보] 우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