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한국, 美 원전·텍사스 가스발전에 1000억달러 투자 임박”…김정관 “대미투자 협상 마무리하기 위해 방미”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원자력발전소와 텍사스 천연가스 발전 사업에 1000억달러(약 139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첫 사업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양국 정부가 최대 8기의 원전을 미국에 건설하고, 텍사스주에는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천연가스 발전 시설을 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 사업 규모는 1000억달러가 넘을 수 있으며, 이 가운데 텍사스 가스발전 사업에는 약 2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사업에서는 초기 원자로에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설계를 적용하고, 이후 건설되는 원자로 일부에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을 채택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WSJ는 전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에 미국 원전 기술과 한국 원전 산업의 참여를 함께 묶는 구상이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한국 정부가 이달 말까지 20억달러의 초기 투자금을 집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 사업들이 확정되면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한국의 ‘대미 투자 1호’가 된다. 한미는 당시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에, 나머지 2000억달러는 반도체·원전·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투자 대상과 집행 방식 등을 둘러싼 협상이 길어지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업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측은 WSJ 보도에 선을 그었다.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에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까지 어떠한 합의 관련 보도도 근거 없는 추측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산업통상부도 대미 투자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미 투자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말을 아꼈다. 김 장관은 10일 오후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진행 중인 대미 투자 관련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김 장관은 한국이 이달 말까지 초기 투자금 20억달러를 집행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텍사스 천연가스 발전 사업이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확정됐느냐는 질문에도 김 장관은 “협상 내용을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협상이 막바지에 들어선 것이냐는 질문에는 “최종 서명 전까지는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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