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진숙 OUT’ 다음날… 김민석 “법 개정해 의원 자격정지”

김상윤 기자 2026. 9. 11. 00: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대 1년 직무수행 정지 추진”
9일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의 수첩. 왼쪽(점선 안)에 ‘서울시장 후보’ ‘훈식’ ‘원식’ ‘청래’, 오른쪽에 ‘이진숙 한동훈 OUT’ 등이 적혀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국회에 있으면 안 될 분”이라며 두 의원에 대한 제명이나 자격 정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상 국회의원 제명에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국회법을 고쳐서 국회 본회의 과반 의결이 있으면 해당 국회의원의 자격을 최대 1년간 정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제명이나 다름없는 ‘1년 자격 정지’ 항목을 특정인을 겨냥해 만드는 건 위헌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김 대표는 이날 당 공식 유튜브인 ‘민주당TV’에 출연해 “본회의에서 (의원직) 제명은 (재적) 3분의 2 이상인데, (출석) 과반으로 최대 1년까지의 자격 정지를 할 수 있는 법을 냈다”며 “그 법을 통과시키면 적어도 이진숙·한동훈 이런 분은 국회의원 활동과 기능은 못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5·18 민주화운동 재조명’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 이 의원에 대해 5·18을 왜곡했다며 법안을 발의해 징계를 추진해왔다. 그에 이어 한 의원이 최근 공개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약처 청탁 의혹 관련 자료가 검찰에서 ‘불법 유출’된 것이라며, 같은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한 것이다. 전날 언론 카메라에는 김 대표가 ‘이진숙 한동훈 OUT(아웃)’이라고 적은 수첩 속 메모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진숙

지난달 이용우 민주당 의원 등은 국회의원 징계 사유에 5·18 관련 내용을 추가하고, 5·18을 왜곡·폄훼한 의원에 한해 최대 1년간 직무 수행을 정지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단순 회의 참석만 막는 출석 정지와 달리, 법안 발의 등 국회의원의 권한을 전면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막는 중징계다. 민주당은 이 법안에 징계 사유를 추가해 한 의원과 같은 사례에 대해서도 직무 수행을 정지할 수 있는 법안을 조만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과 학계에선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자는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 자체가 부당하다기보다는, 특정인을 징계하기 위한 소급 입법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본질이고 위헌 소지가 있다”고 했다.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치학 교수는 “한 의원 처벌이라는 특정한 의도를 가진 법안이라 일반적인 규율이라고 하기 어렵다”면서 “또 출처가 불분명한 제보를 갖고 공세를 펼치는 건 민주당도 그 전부터 비슷하게 해온 행태인데, 한 의원만을 겨냥해 제재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주장이 엇갈리는 대목을 두고 1년 직무수행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릴 수 있느냐도 논란이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 등이 검찰로부터 불법 유출된 자료가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한 의원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 의원은 “검찰로부터 어떤 협력이나 자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공무상 비밀 누설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가릴 문제이지, 국회가 표결로 범죄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며 “사법부 판단 없이 징계부터 내리겠다는 것은 헌법상 적법 절차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궐선거로 당선된 한동훈 의원에게 1년의 자격 정지는 사실상 제명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제명에 상응하는 조치를 헌법을 우회해서 하려는 위헌적 시도”라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2022년 상임위원장석 점거를 이유로 ‘출석 정지 30일’ 징계를 받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자 ‘의원 임무 중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법률안 심의·표결권은 보장돼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주요 선진국 의회에는 표결권을 박탈하는 징계가 아예 없거나, 30일 정도로 제한돼 있다. 또 품위 유지를 위반하거나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징계 대상이고, 정치 활동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두고 직무 수행을 정지시킨다는 건 다수결을 이용해 입을 틀어막겠다는 민주주의 말살”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