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AI·로봇社 최대 11곳 공모… IPO시장 달아오른다
대형 유니콘 무신사·리벨리온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장 추진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달 최대 11개 기업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무신사·메가존클라우드 등 대형 유니콘 기업도 상장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앤스로픽을 비롯한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연말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네오사피엔스, 브릴스, 와이즈플래닛컴퍼니 등을 포함해 8~11개 기업이 신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신규 상장 기업이 6곳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IPO 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이다.
◇8월 ‘최악의 IPO 시장’ 딛고 9월 반등
지난달 IPO 시장은 올해 들어 가장 부진했다. 6개 기업의 전체 공모 금액은 2106억원에 그쳤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IPO 시장은 대어급 없이 진행되며 수익률과 경쟁률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9월 들어 달라지고 있다. 특히 AI와 로봇 등 투자자 관심이 높은 업종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상장 예정 기업 가운데 최대어는 AI 코딩 교육 플랫폼 기업 엘리스그룹이다. 공모 금액이 1564억원에 달한다.
로봇 기업 빅웨이브로보틱스는 11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상장 절차에 들어간다. AI 음성·콘텐츠 생성 기술을 보유한 네오사피엔스는 지난주 기관 수요 예측을 마치고 10~11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래블업도 뒤를 잇는다. 래블업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기관 수요 예측을 거쳐 10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기업 숫자가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업종도 최근 증시의 주도주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투자 심리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중소형 IPO를 넘어 ‘대어’로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대형 유니콘인 무신사와 메가존클라우드,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가치 1조원 규모로 평가받는 생성형 AI 기업 뤼튼도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IPO 준비에 들어갔다.
이들 기업의 상장이 진행되면 최근 몇 년간 대형 공모주 부재로 침체됐던 국내 IPO 시장에도 상당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로봇·AI 등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산업군의 기업들과 대형 공모를 추진하는 기업들도 대기 중”이라며 “다만 상장하는 종목이 늘어나는 만큼 기업의 재무 현황, 성장성 등을 고려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앤스로픽·오픈AI 초대형 IPO 예고
국내뿐 아니다. 미국에서도 연말을 앞두고 IPO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절 연휴가 끝나면서 기업들이 연말 IPO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기업은 생성형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다. 이 밖에 영국 네오클라우드 업체 엔스케일, 전력 공급업체 아그레코, 소비자용 의료 기술 제조업체 오우라 헬스 등도 주요 상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공통점은 AI 시대에 급성장하는 산업군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AI 모델 자체뿐 아니라 이를 가동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 냉각 시스템 등 인프라 산업까지 IPO 투자 대상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아제이 샤 도이체방크의 기술 투자은행 부문 부문장은 블룸버그에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시스템, 소비자 헬스케어 등 투자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AI 분야가 널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앤스로픽의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IPO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앤스로픽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세운 860억달러(약 115조원) 규모의 기록을 뛰어넘는 초대형 IPO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가 장기적으로 2조달러까지 평가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역시 올해 또는 내년 중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IPO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마냥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중동·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우려, 금리 상승 가능성 등은 성장주로 취급받는 기업 가치를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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