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원전 강국’ 핀란드에 20조원 AI 투자

강다은 기자 2026. 9. 1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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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AI 인프라 거점 삼아
구글 로고. /연합뉴스

구글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원전 강국으로 꼽히는 핀란드에 130억유로(약 20조2600억원)를 투자한다. 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빅테크의 인프라 경쟁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이젠 ‘전력 확보전’으로 번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에 유리한 추운 기후와 안정적인 원전 전력를 지닌 핀란드가 유럽의 새로운 AI 인프라 거점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원전 강국’ 핀란드 선택한 구글

구글은 9일 오는 2027~2028년 핀란드에 최소 130억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핀란드 북부에 데이터센터 3곳을 새로 짓고, 기존 하미나 데이터센터 시설을 대폭 확장해, 자사의 대표 AI 모델 ‘제미나이’와 검색·지도·유튜브 등의 서비스를 위한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의 본질은 단순한 부동산 확보가 아닌 ‘장기 전력 선점’에 있다. 구글은 핀란드 에너지 기업 포르툼과 22년간 원전 전력을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구글은 2030년부터 2049년까지 포르툼이 소유하고 있는 로비사(Loviisa) 원전 발전 용량의 최대 50%를 확보한다. 구글이 미국 이외 지역에서 원전 전력 계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루스 포랏 구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를 두고 “쓸 전기는 직접 마련하라(BYOP·Bring Your Own Power)”라고 표현했다.

구글이 핀란드를 선택한 배경엔 탄탄한 원전 생태계가 있다. 핀란드는 전체 전력 생산의 39%를 원자력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원전 강국이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이 ‘탈원전’으로 휘청일 때도 원전 기지를 고수했고, 최근에는 헬싱키 에너지 기업 헬렌이 50억유로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나서는 등 첨단 원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핀란드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분야에서도 앞선 국가 중 하나다. 핀란드 올킬루오토에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사용후핵연료 심지층 처분 시설인 ‘온칼로(Onkalo)’가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약 430m 깊이 암반 아래에 영구 처분하는 시설이다. 처분장 부지도 정하지 못해 사용후핵연료 대부분을 원전 내에 임시 보관하는 한국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AI 경쟁, 전력 확보전으로 진화

AI 시대 빅테크의 경쟁은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전으로 번지고 있다. 생성형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북유럽은 추운 기후로 데이터센터 냉각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데다 전력망도 안정적이어서 AI 인프라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핀란드처럼 안정적인 전력원이 있는 국가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막대한 전력과 냉각 환경이 중요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데 북유럽의 추운 기후와 안정적인 전력망이 매력적인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부족이 가중되자 ‘탄소중립’을 외치던 빅테크들이 화석연료로 눈을 돌리는 기현상도 벌어진다. 메타는 오하이오와 루이지애나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대규모 가스 발전소 건설에 나섰으며, MS 역시 텍사스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셰브런과 2.67GW 규모의 가스 발전소를 공동 개발 중이다. 구글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CFS)와 200MW 규모의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미래 에너지 선점에도 사활을 걸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AI 확산의 가장 큰 인프라 병목 중 하나가 전력 부족”이라며 “데이터센터 경쟁에서는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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