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울산실버밴드 “나이는 숫자일 뿐…더 많은 무대 서고파”

권지혜 기자 2026. 9. 1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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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최고령 전문 음악단체 ‘울산실버밴드’ 라이브 현장 가보니…
2006년 창단·평균 연령 72세
색소폰·기타 등 10명의 단원
다양한 장르 소화 능력 강점
봉사공연으로 소외이웃 위로
▲ 지난 9일 울산노동자종합복지회관 공연장에서 열린 '제21회 한사랑은빛가요제 본선전'에서 울산 최고령 전문 음악단체인 울산실버밴드가 참가자 선곡에 맞춰 라이브 연주를 하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더 많은 울산시민을 위한 공연을 하며 호흡하고 싶습니다."

지난 9일 오후 2시30분께 찾은 울산 남구 삼산동 울산노동자종합복지회관 1층 공연장에서 울산 최고의 시니어 가수를 뽑는 '제21회 한사랑은빛가요제 본선전'이 열리고 있었다.

총 8명의 참가자가 본선전에 오른 가운데, 울산실버밴드는 참가자의 선곡에 맞춰 라이브 연주를 하며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색소폰, 트럼본, 트럼펫, 키보드, 기타, 드럼,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라이브 선율은 공연장을 방문한 350여명의 노인들의 흥을 돋웠다. 노인들은 준비된 형형색색의 막대 풍선으로 박수를 치며 무대를 즐겼다. 일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앞으로 가 춤을 추기도 했다.

약 1시간가량의 라이브 연주가 끝난 후 울산시노인복지관에서 울산실버밴드를 만났다.

2006년 6월 창단한 울산실버밴드는 총 10명의 단원으로 이뤄져있다. 평균연령은 72세로, 울산 최고령 전문 음악단체다. 단원 중 한 명인 김진동(78) 색소포니스트는 울산 최고령 전문 악기 연주자로 울산실버밴드의 유일한 창단 멤버로 활동 중이다. 긴 세월 동안 활동해 작고한 단원도 여럿 있다.

울산실버밴드는 병원, 복지관 등에서 봉사 공연을 하며 소외된 사람들과 노인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사랑은빛가요제는 제1회부터 매년 참여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모여 연습하며 여전히 현역 못지않은 라이브 실력을 갖추고 있다. 평생을 전문 악기 연주자로 살아온 만큼 재즈,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울산시에서 주최한 전국 실버밴드 경연대회에서 3년 연속 수상권 안에 들었었다.

이처럼 울산 최고령 전문 음악단체라는 상징성과 뛰어난 실력에도 울산실버밴드가 무대에 설 수 있는 자리는 많지 않다.

단원들은 울산실버밴드가 계속 활동하는 것은 돈을 벌고자 하는 게 아니라 아직도 라이브가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 받고 많은 시민들과 호흡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노인이라고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울산실버밴드의 막내이자 유일한 여성 단원인 보컬 배채연(58)씨는 "평생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은, 존경받아야 마땅한 분들이다. 노인이 되면 예전보다 기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걸 이겨내면서 매 순간 진심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며 "작은 무대라도 설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남윤호 울산실버밴드 단장은 "요즘 태화강 국가정원을 가면 매주 공연이 엄청 많이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무대에 서지 못하니 한편으로 소외감이 들기도 한다"며 "울산실버밴드가 지금보다 더 알려져 많은 시민들과 호흡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