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국 수묵화가 ‘한국의 정자’, 묵향 가득 울산…태화강 정자·삶을 붓 끝에

차형석 기자 2026. 9. 1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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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속 인간 철학·삶의 흔적
울산의 자연과 역사 되새겨
13일부터 북구문예회관
양보성 서예가 ‘묵벌전’
한글·한문 아우른 서예 60점
다양한 형식·폭넓은 조형미
16~21일 울산문예회관서
▲ 최종국 '울산반구대집청'
▲ 양보성 '지의대사어 지관'
오랜 기간 울산에서 활동하거나 울산과 인연이 깊은 서예가, 수묵화가의 묵향 짙은 전시 2건이 열려 주목된다.

◇심천 최종국 7년만 울산서 개인전

심천 최종국 개인전 '한국의 정자-태화강에서 한국적 사유를 묻다'가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북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최종국 작가가 2019년 이후 7년만에 울산 시민들과 만나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울산을 비롯해 전국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며 축적해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도록에 수록된 70여점 중 30여점을 선보인다.

한국의 정자는 단순히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지어진 건축물이 아니다. 산과 강, 숲과 바람을 벗 삼아 학문을 닦고 사람을 만나며 자신을 돌아보던 공간이었다.

작가는 이러한 정자의 의미에 주목해 전국 곳곳의 문화유산을 찾아다니며 작품으로 기록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태화강 국가정원 강변의 태화루를 비롯해 선바위 용암정, 작천정, 반구대 집청정 등을 중심으로 울산의 자연과 역사, 누정문화를 하나의 서사로 엮었다.

이번 작품들은 전통 수묵화의 깊이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수묵담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최 작가는 "정자는 자연 속에 지어진 건축물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철학과 삶의 흔적이 함께 담겨 있다"며 "특히 태화강의 정자들을 그리면서 울산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한국적 사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림 양보성 첫 개인전 '묵벌전'

약 40년간 서예의 길을 걸어온 보림 양보성 작가가 첫 번째 개인전 '墨筏展(묵벌전)'을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글과 한문을 아우르는 서예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墨筏(묵벌)'은 '먹 묵(墨)'과 '뗏목 벌(筏)'을 결합한 말이다. 작가는 먹과 붓을 삶과 예술의 강을 건너게 하는 하나의 뗏목에 비유한다.

뗏목이 정해진 항로 없이 물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강을 건너듯, 작가 역시 서예를 통해 삶을 배우고 마음을 다스리며 한 걸음씩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장에는 한글 서예를 비롯해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 다양한 서체를 활용한 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광개토대왕비문 반야심경 8폭 병풍, 하지장 초서 효경 등 대작을 비롯해 다양한 크기와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며 서예의 폭넓은 조형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작가가 오랜 시간 배우고 연구해 온 작품과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한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는 점이다.

양보성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저마다의 '묵벌(墨筏)'을 발견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의 여백을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