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이 성폭행 피해자에게…“‘너 되게 잘한다’고 말했나요?”

황현규 2026. 9. 1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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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찰 수사와 신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성폭행 피해자를 조사하며 부적절한 질문을 던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조사를 진행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성범죄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면서도, 그 필요성에 대한 사전 설명은 부족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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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경찰 수사와 신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성폭행 피해자를 조사하며 부적절한 질문을 던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KBS는 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짚기 위해 당시 녹음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피해자 보호 등을 고려해 일부 표현은 순화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황현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지인과 업무 회의차 경기도 별장을 찾은 20대 A 씨, 이틀 뒤 서울 서초경찰서에 당시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는 그날 겪었던 일만큼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A 씨/성폭행 피해자/음성변조 : "경찰분이 저를 피해자로 보지 않고, 그걸 기저에 두고 질문을 계속하신 점이 정말 2차 가해라고 생각이 돼서 민원이라도 넣으려고 녹음을 한 거였어요."]

KBS가 당시 녹음 내용을 입수해 수사 전문가들과 분석했습니다.

성관계 도중 뺨을 여러 번 맞았다고 진술한 A 씨.

경찰은 폭행이나 피해 정도를 자세히 묻기 전에, 이렇게 되묻습니다.

[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이건 왜 때린 거예요? (성적) 판타지 같은 거예요?"]

[원의림/성범죄 전문 변호사 : "유도신문적 성격이 강하다고 봐요. 폭행이 아닌 가능성을 전제해 두고 지금 질문을 한단 말이에요."]

이어 A 씨가 언급하지도 않은 신체 부위를 이야기하더니,

[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XX' 이런데 까지 다 (접촉) 한 거예요? (아니요.)"]

수치심을 자극하는 성관계 관련 은어도 서슴지 않고 사용했습니다.

[원의림/변호사/성범죄 전문 변호사 : "중요한 사안이 아닙니다. 이거는 거의 지금 이 상황을 사담이 가능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A 씨가 항의도 해보지만,

[A 씨/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그런 것까지 다 적어야 되는 거예요?) 적어야죠, 중요한데!"]

[권내건/KBS 자문 변호사 : "(피해자가)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꼈고 하는 부분들이 전혀 현출되지(드러나지) 않았다."]

부적절한 질문은 계속됐습니다.

[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A 씨가) 호응하는 발언을 한 건 없어요? (어떤 발언이요?) 너 되게 잘한다 너도 ◇◇◇ 그런 말 안 했어요?"]

조사를 진행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성범죄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면서도, 그 필요성에 대한 사전 설명은 부족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남성으로부터 “원치 않는 접촉을 한 것은 명백한 범죄였다”는 사과 문자를 받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용인동부경찰서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불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 류현수/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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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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