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이 성폭행 피해자에게…“‘너 되게 잘한다’고 말했나요?”

김보담,황현규 2026. 9. 10. 21: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성폭행 피해자를 조사하며 경찰이 부적절한 질문을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조사를 진행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성범죄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면서도, 그 필요성에 대한 사전 설명은 부족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서 안에는 별도의 공간이 있었고, 여성 수사관 조사를 위해 조사 일정을 미룰 수도 있었지만, A 씨는 이런 사실들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채 조사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말합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성폭행 피해자를 조사하며 경찰이 부적절한 질문을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KBS는 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짚기 위해 당시 녹음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피해자 보호 등을 고려해 일부 표현은 순화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황현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지인과 업무 회의차 경기도 별장을 찾은 20대 A 씨, 이틀 뒤 서울 서초경찰서에 당시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는 그날 겪었던 일만큼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A 씨/성폭행 피해자/음성변조 : "경찰분이 저를 피해자로 보지 않고, 그걸 기저에 두고 질문을 계속하신 점이 정말 2차 가해라고 생각이 돼서 민원이라도 넣으려고 녹음을 한 거였어요."]

KBS가 당시 녹음 내용을 입수해 수사 전문가들과 분석했습니다.

성관계 도중 뺨을 여러 번 맞았다고 진술한 A 씨.

경찰은 폭행이나 피해 정도를 자세히 묻기 전에, 이렇게 되묻습니다.

[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이건 왜 때린 거예요? (성적) 판타지 같은 거예요?"]

[원의림/성범죄 전문 변호사 : "유도신문적 성격이 강하다고 봐요. 폭행이 아닌 가능성을 전제해 두고 지금 질문을 한단 말이에요."]

이어 A 씨가 언급하지도 않은 신체 부위를 이야기하더니,

[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XX' 이런데 까지 다 (접촉) 한 거예요? (아니요.)"]

수치심을 자극하는 성관계 관련 은어도 서슴지 않고 사용했습니다.

[원의림/변호사/성범죄 전문 변호사 : "중요한 사안이 아닙니다. 이거는 거의 지금 이 상황을 사담이 가능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A 씨가 항의도 해보지만,

[A 씨/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그런 것까지 다 적어야 되는 거예요?) 적어야죠, 중요한데!"]

[권내건/KBS 자문 변호사 : "(피해자가)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꼈고 하는 부분들이 전혀 현출되지(드러나지) 않았다."]

부적절한 질문은 계속됐습니다.

[서초경찰서 수사관/음성변조 : "(A 씨가) 호응하는 발언을 한 건 없어요? (어떤 발언이요?) 너 되게 잘한다 너도 ◇◇◇ 그런 말 안 했어요?"]

조사를 진행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성범죄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면서도, 그 필요성에 대한 사전 설명은 부족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남성으로부터 “원치 않는 접촉을 한 것은 명백한 범죄였다”는 사과 문자를 받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용인동부경찰서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불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 류현수/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김지훈

[앵커]

이런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 보호를 위해 진술은 별도 공간에서, 조사는 동성 경찰이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조사를 받을 땐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동의를 받았단 입장이지만, 피해자는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단독 보도, 김보담 기자가 이어갑니다.

[리포트]

피해 진술을 위해 경찰서를 찾은 A 씨, 하지만 사무실 풍경은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A 씨를 맞은 건 남성 수사관이었고, 주위엔 다른 사람들이 10명 넘게 있었습니다.

[A 씨/성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다른) 진술하는 사람이 있었고, 사람이 엄청 많았어요. '여성 수사관으로 해 주실 수 있나요?' 이랬는데 다른 선택지 없이 그냥 여건이 안 된다고 하셔서…."]

경찰 규칙상 성폭력 피해자 조사는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동성 수사관'이 조사를 진행하는 게 원칙입니다.

[권내건/KBS 자문 변호사 : "(타인이) 들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성적 부분을 진술해야 된다라고 하면 당연히 위축이 될 수밖에…"]

경찰서 안에는 별도의 공간이 있었고, 여성 수사관 조사를 위해 조사 일정을 미룰 수도 있었지만, A 씨는 이런 사실들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채 조사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말합니다.

[A 씨/성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이 패드에 사인해라, 여기다 이름 쓰세요' 해서, '그냥 이름 쓰세요' 넘어가고, '이름 쓰세요' 넘어가고…"]

[배시웅/KBS 자문 변호사 : "약관 두꺼운 거 던져놓고는 '네가 이해해서 서명해' 이런 거랑 똑같은 거잖아요. 경찰 입장에서는 자세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줬어야 되는 게 맞는 거죠."]

그렇게 공개된 사무실에서, 1시간 19분 동안 피해 진술이 진행됐습니다.

[A 씨/성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런 것까지 말해야 되나. 나오자마자 거기를 벗어났다는 생각에 펑펑 울었어요."]

서초경찰서는 A 씨에게 남성 조사관과 진술 공간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한 뒤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보담입니다.

촬영기자:류현수/영상편집:임호준/그래픽:고석훈 유건수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김보담 기자 (bodam@kbs.co.kr)

황현규 기자 (help@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