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rovelo15 순례길 인문여행 ] ① 가을은 소리 없이 찾아오는가?

[<사람과 산> 김규만 전문기자]
그해 여름은 너무 더웠지만,
쉬지 않고 새벽까지 달렸다!
금년 여름은 너무 더웠다. 그러나 고진감래(苦盡甘來)! 더위가 말없이 물러가고, 가을은 소리 없이 찾아오는 것 같다. 지구의 자전(自轉)으로 이루어지는 하루하루 매일매일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게 꾸준히 변하고 있다. 그런데 8월 7일 입추(立秋) 또한 365일 중의 하루일 뿐인데 8월 8일이 되면서 간사하게 푹푹 찌는 열대야가 끝난 것이 느껴졌다. 날씨는 온몸으로 느끼는 감각이다.
나의 혹서기(酷暑期) 순례로 6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에 시작한 야간 라이딩은 8월 첫 주 일요일 새벽에 끝을 냈다. 바람 부는 낙동강 하굿둑 안락한 어느 곳에서 비박(Bivouac) 아니, 야박(野泊)을 했다. 태풍 후유증인지 거세게 남풍이 불어왔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바람이 불어오니 마음이 들뜨고 고양되며 흥분되었다. 간단한 의식을 행하고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큰 강의 주류는 단순하고 굵직하게 흘러가지만, 매우 복잡한 수많은 작은 지류들이 모이고 모여 점점 더 큰 흐름이 되어간다. 수많은 작은 옹달샘에서 실개천, 시내, 강물이 되어 흘러간다. "그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노래를 부르며 쉼 없이 흘러 수많은 지류들이 합류해서 바다로 흘러간다. 찢어진 수많은 지류를 건너가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힘들지만 문명의 Infra인 다리(!)를 찾아서 건너가야 한다.
물길을 따라 수풀이 우거진 곳을 달리다 보면 오리무중이 되어 다시 되돌아가야 할 경우가 많다. 이 선택은 매우 보수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사람이 많이 사는 사회 집단이 있으면 필요에 따라 그 집단을 이어줄 다리가 필요하다. 라인강을 달리다 보면 다리 없는 곳을 이어줄 나룻배가 간간이 있다.

즐거운 원정이 되려면 준비훈련에 충실해야 한다!
유로벨로 EV15 라인강 루트를 달릴 때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행복했다. 매일 오후 날이 저물 때마다 징그럽게 찾아오는 혐오에 가까운 고달프고 쓰린 과정(!)이 별로 없었다.
길이 좋은 탓도 있고, 아름다운 풍광, 고색창연한 멋진 유물과 유적, 인프라 등 뿐 아니라 원정 전에 미리 충분한 훈련을 해서 체력이 향상된 것이 가장 큰 기여를 한 것 같다. 미리 규칙적이고 충분한 훈련을 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원정을 만들어 준다.
나의 오만하고 방자한 고백을 하고자 한다. 나는 한동안 마라톤, 철인3종경기 같은 것을 했다. 제주 Ironman 대회도 수차례 완주했다. 대부분 8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열렸다. 오전 7시 중문 앞바다에서 수영 3.8㎞를 시작으로,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 를 총 17시간 안에 모두 완주해야 하는 힘겨운 대회였다.
자만, 오만, 치기, 건방이 하늘을 찔렀다. 이 정도 대회는 본격적인 훈련을 1개월만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1개월 전에 수영장을 다니고 달리기를 시작하고, 자전거는 평소 실력으로 달리기로 했다. 그래서 거의 다 완주했지만, 후반전으로 갈수록 고달프고 쓰라리며 처절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숨차고 힘들었지만, 순간 순간 제주도 산간 지역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난다.



김규만 전문기자│한의학박사, 시인, 굿모닝한의원 원장. 사암침법을 미분한 소문침법 창시, 골반중심 비수술 관절 치료 전문. 배낭여행 1세대로 히말라야, 알프스 등 다양산 산 등반. 하산 후 마라톤, 철인, 아이언맨, 요트 바이크를 타고 의료봉사와 순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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