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원·하청 교섭 타결 1호…노란봉투법 반년 만에 첫 결실

박다해 기자 2026. 9. 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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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반년 만에 나온 첫 원·하청 노사 교섭 타결 사업장은 현대제철로 산업안전 문제를 놓고 합의가 이뤄졌다.

현대제철 원청이 상대적으로 노사 관계가 원만한 자회사노조와는 합의를 이뤘지만, 사내하청노조와의 교섭은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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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인천공장. 이승욱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반년 만에 나온 첫 원·하청 노사 교섭 타결 사업장은 현대제철로 산업안전 문제를 놓고 합의가 이뤄졌다.

현대제철은 10일 자회사 현대아이티씨(ITC·충남 당진), 현대아이이씨(IEC·전남광주 순천), 현대아이엠씨(IMC·경북 포항), 현대아이에스씨(ISC·인천) 노조와 ‘원하청 교섭 합의서’를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2021년 불법파견에 따른 정규직 전환 대신 자회사를 만들어 사내하청 노동자 일부를 고용했다.

합의서를 보면, 각 자회사가 산업안전·보건 관리체계의 지속적 개선 방안을 수립해 노사가 정기적인 협의와 점검을 하도록 돼 있다. 자회사가 요청할 경우 현대제철은 제도 운영, 사례 등 필요한 방안에 협조한다고 명시했다. 현대제철과 자회사, 노조는 분기마다 산업안전·보건 관련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동 안전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들 자회사 노동자들은 원청인 현대제철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어, 산업안전 대응이 중요하다. 현대제철에선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6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산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봉구 현대아이티씨노조 위원장은 “지금도 (원청이 참여하는) 공동 안전협의체가 있지만 당진공장을 제외한 다른 곳에선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며 “이번 합의로 산재 관련해 자회사 노조의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에선 첫 합의안이라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산업안전 수준을 높이려면 관련 설비·시설에 대한 원청의 구체적 투자나 인력 충원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며 “자회사의 역할만 두루뭉술하게 명시돼 있어 현장의 안전 문제를 바꾸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제철 원청이 상대적으로 노사 관계가 원만한 자회사노조와는 합의를 이뤘지만, 사내하청노조와의 교섭은 풀어야 할 과제다. 노동위원회에선 자회사노조와 사내하청노조 각각 사용자성이 인정돼 교섭단위가 분리된 상태다.

최명식 금속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이번 합의안은 선언적·상징적인 내용에 그쳤다.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의 취지가 변질될까 봐 걱정이 크다”고 비판했다. 현대제철 내 불법파견 문제도 쟁점이다. 사내하청노조는 자회사 고용을 거부한 노동자들로 구성됐다. 최 지회장은 “원청은 교섭에서 불법파견에 따른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차별 시정 등에 대해서는 다룰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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