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 왕십리 결혼식, 빈자리 채워주실 분"…예비부부 단톡방 '하객 품앗이'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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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왕십리에서 결혼합니다. 빈자리 채워주실 분 찾아요."
치솟는 예식 비용과 하객 부족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이 서로의 결혼식에 참석해 자리를 채워주는 이른바 '하객 품앗이'가 새로운 결혼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서로의 결혼식에 번갈아 참석하는 방식은 이들 사이에서 '맞품(맞품앗이)'으로 불린다.
실제 하객 수와 무관하게 200명분의 식대를 의무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구조 탓에, 하객이 부족하면 고스란히 금전적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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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8일 서울 왕십리에서 결혼합니다. 빈자리 채워주실 분 찾아요."
최근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글이다. 치솟는 예식 비용과 하객 부족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이 서로의 결혼식에 참석해 자리를 채워주는 이른바 '하객 품앗이'가 새로운 결혼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예비부부 커뮤니티와 오픈채팅 등에 '하객 품앗이' 참여자를 모집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수백 명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는 예식 날짜와 장소, 필요 인원을 공유한 뒤 1대1로 일정을 맞춘다. 식사 제공 여부나 복장 규정(드레스코드)은 물론, 현장에서 친구·직장 동료·친척 등 어떤 관계로 역할을 맡을지 사전에 세부 규칙을 정하는 방식이다.
서로의 결혼식에 번갈아 참석하는 방식은 이들 사이에서 '맞품(맞품앗이)'으로 불린다. 참가자들은 실제 지인처럼 자연스럽게 예식장에 참석해 축하를 건네고 단체 사진 촬영까지 함께한다. 일당(2만~5만 원 선)을 주고 고용하는 기존 '하객 대행 아르바이트'와 달리, 별도의 수고비나 축의금을 주고받지 않고 서로의 '참석'을 맞교환하는 형태다.
이처럼 품앗이를 찾는 배경에는 치솟은 예식 비용과 예식장의 높은 문턱이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예식장의 '최소 보증 인원' 중간값은 200명에 달했다. 1인당 식대 중간값은 전국 6만 원, 서울 8만 원이었으며 대관료 중간값 역시 서울 기준 630만 원을 기록했다. 실제 하객 수와 무관하게 200명분의 식대를 의무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구조 탓에, 하객이 부족하면 고스란히 금전적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
여기에 초혼 연령 상승(남성 33.9세, 여성 31.6세)과 잦은 이직·거주지 이동으로 대규모 인맥을 동원하기 조심스러워진 현실도 한몫했다. 당일 약속을 어기는 '노쇼(No-Show)'를 막기 위해 사전에 소액 보증금을 예치하거나 무단 불참자를 커뮤니티에서 영구 퇴장시키는 등 자체 신뢰 규율도 생겨났다.
실제 품앗이를 이용한 주모(33) 씨는 매체를 통해 "사진 촬영 때 하객이 적어 보일까 걱정했는데, 비슷한 처지의 예비부부끼리 모여 진심으로 응원해 줘 큰 힘이 됐다"며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것보다 비용도 덜 들고 정서적 유대감도 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시대의 경제적 부담과 젊은 세대의 실용적인 관계 맺기가 결합한 현상으로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청첩장 모임 등 하객을 초대하는 데 드는 부대비용도 상당하다"며 "서로의 참석을 교환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매우 실용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진 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역시 "젊은 세대는 관계의 목적과 기브 앤 테이크가 뚜렷한 관계를 선호한다"며 "서로 필요한 도움을 동등한 수준으로 교환하는 '등가성'이 담보된 새로운 관계 맺기의 한 형태"라고 짚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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