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출판의 대명사에서 ‘힙한 브랜드’로…60살 민음사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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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고전에 젊은 세대의 시선이 닿고 있다. 세계문학전집의 표지가 편의점 빵 봉지에 그려지자 소비자들은 고전의 새로운 모습에 관심을 보였고, 빵 속의 책갈피를 얻기 위해 편의점을 찾아 나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시집의 표지를 활용한 20종의 책갈피가 수집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세계문학전집을 중심으로 한 출판사 본연의 체력을 바탕 삼아 독서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민음사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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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팝업 통해 독자와 적극 소통…출판시장 불황 속에서도 성과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오래된 고전에 젊은 세대의 시선이 닿고 있다. 세계문학전집의 표지가 편의점 빵 봉지에 그려지자 소비자들은 고전의 새로운 모습에 관심을 보였고, 빵 속의 책갈피를 얻기 위해 편의점을 찾아 나섰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번지는 '텍스트 힙' 현상은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 어떤 책을 고르고, 어떤 문장을 기록하고, 어떤 표지를 소장하는지까지를 포괄한다. 스마트폰 화면에 익숙한 세대가 고전과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내는 이 낯선 풍경의 중심에 오래된 출판사가 있다. '창립 60주년' 민음사는 어떻게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만들어냈을까.

수집 욕구 자극하며 고전에 대한 관심 환기
최근 다시 불고 있는 독서의 바람을 타고, 민음사 '문학빵'이 주목을 받고 있다. GS25와 함께 지난달 말 출시한 문학빵은 열흘 만에 35만 개가 팔렸고, GS25 빵류 매출 1·2위에 올랐다. 소비자들은 빵 안에 들어 있는 책갈피에 환호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시집의 표지를 활용한 20종의 책갈피가 수집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랜덤 방식은 반복 구매를 유도했고, 원하는 책갈피를 찾으려는 소비자들은 중고거래와 교환에 나섰다. 2000~3000원대의 빵에 딸려 오는 책갈피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4000~1만원 이상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왔다. 가장 익숙한 유통 채널에서 고전의 표지를 접하게 되면서 평소에 책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책을 접하지 않는 소비자들까지도 민음사의 고전에 관심을 갖게 됐다.
민음사는 이전부터 책을 소비하는 접점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지난해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시 30편을 담은 미니북 《우리는 사랑하기 좋은 팔을 가졌구나》를 한정 판매했는데, 손에 쥐기 쉬운 크기로 소장 욕구를 자극한 바 있다. 책에 대한 무게감과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 8월에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문장 너머의 세계' 팝업스토어를 열고 세계문학전집과 시집을 모티브로 한 키링, 책갈피, 문구류, 생활 소품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출판사 자산,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변경
디지털 채널에서도 경계를 넓혀 왔다. 구독자가 56만 명에 달하는 '민음사TV'에는 책을 소개하고 고전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문학 관련 콘텐츠가 누적돼 있다.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문학을 제대로 아는 출판사'라는 인식을 키운 것이다. 책에 대한 애정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김민경 민음사 해외문학팀 편집자는 출판계의 인플루언서로 불린다. 민음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도서 등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 '북클럽'의 올해 신규 회원 모집은 조기에 마감되기도 했다.
민음사는 지난해 매출 206억원, 영업이익 약 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약 23.8%, 영업이익은 약 7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판시장 전체가 불황을 겪는 가운데, 독서 시장을 이끈 한강 작가의 작품을 보유하지 않고도 이룬 성과다. 출판사가 가진 자산을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변형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면서, 실제 독서 수요가 커지는 현상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세계문학전집을 중심으로 한 출판사 본연의 체력을 바탕 삼아 독서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민음사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외국소설 10위권 작품 중 6개가 민음사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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