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 최초’ 그림자…LPDDR6 수율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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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6의 세계 첫 상용화를 선언했다. 범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국을 추격하던 중국이 차세대 D램의 세대 전환 시점까지 따라붙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온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CXMT는 LPDDR6의 생산 수율과 웨이퍼 투입량, 월 생산 규모 등 실제 제조 경쟁력을 판단할 핵심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CXMT의 LPDDR6 상용화는 중국이 한국 메모리 기술을 넘어섰다는 의미로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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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율·생산량 공개 안 해…‘양산 경쟁력’은 미지수
삼성·SK 기술 우위 속 中 추격 주기 갈수록 짧아져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6의 세계 첫 상용화를 선언했다. 범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국을 추격하던 중국이 차세대 D램의 세대 전환 시점까지 따라붙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온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만으로 중국이 한국의 D램 경쟁력을 넘어섰다고 보기는 이르다. CXMT는 LPDDR6의 생산 수율과 웨이퍼 투입량, 월 생산 규모 등 실제 제조 경쟁력을 판단할 핵심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CXMT는 지난 7일 자체 개발한 LPDDR6의 양산·상용화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샤오미의 플래그십 폴더블 스마트폰 '샤오미 18 폴드'에 처음 탑재됐다. CXMT가 공개한 LPDDR6는 16Gb 단일 다이를 기반으로 16GB 용량을 구현한 제품으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LPDDR6 표준을 따른다.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는 12.8Gbps다. CXMT 자체 시험 기준 기존 10.667Gbps LPDDR5X와 비교해 최대 대역폭은 60% 높아지고 소비전력은 20% 줄었다. 모바일을 넘어 PC와 자동차, 엣지 서버, 로봇 등으로 적용처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세계 최초' 뒤 가려진 숫자…수율은 비공개
관건은 양산의 규모다. CXMT는 LPDDR6의 수율과 월 생산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로 얼마만큼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는지, 샤오미 이외 고객사로 공급이 얼마나 확산될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반도체에서 제품 개발과 상용화, 대규모 양산은 서로 다른 단계다. 고객 인증을 통과해 제한된 물량을 공급하는 것과 수백만대의 완제품에 들어갈 칩을 동일한 품질로 지속 공급하는 데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결국 핵심은 한 장의 웨이퍼에서 정상 작동하는 칩을 얼마나 많이 뽑아내느냐를 뜻하는 수율이다. 수율이 낮으면 같은 물량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웨이퍼를 투입해야 하고 원가 경쟁력도 떨어진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CXMT의 LPDDR6 수율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수준의 대량생산 수율을 확보했다는 근거도 공개되지 않았다. CXMT가 지난달 말 공개한 반기보고서에는 LPDDR6를 주요 고객사에 샘플로 공급하면서 양산 준비를 가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불과 열흘 안팎 만에 공식적인 양산·상용화 선언이 나온 셈이다. 개발과 고객 검증, 양산 전환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인 동시에 향후 생산량을 얼마나 빠르게 늘리고 수율을 안정화할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됐다.
▲삼성·SK 기술 우위…격차는 '시간'의 문제
한국 업체들은 공정 기술과 제품 성능에서 아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6세대 10나노급인 1c 공정을 적용한 16Gb LPDDR6 개발을 완료했다. 동작 속도는 10.7Gbps 이상이며 LPDDR5X 대비 속도는 33%, 전력 효율은 20% 이상 개선했다. 상반기 중 양산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제품 공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LPDDR6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대 14.4Gbps급 제품을 제시하고 있다. 모바일뿐 아니라 AI PC와 자동차 등으로 적용 영역을 넓히는 전략이다.
공정 미세화에서도 아직 격차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LPDDR6에 1c 공정을 적용한 반면 CXMT는 상대적으로 성숙한 공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 차이는 단순히 선폭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동일한 300㎜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 수와 소비전력, 생산 원가, 수율에 모두 영향을 준다. 결국 같은 LPDDR6라는 이름을 달더라도 얼마나 작고 효율적으로 만들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실제 경쟁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중국의 추격에 걸리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중국 D램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신제품을 내놓은 뒤 상당한 시차를 두고 후속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LPDDR6에서는 글로벌 표준 확정 이후 빠르게 샘플 공급과 고객 검증에 들어간 뒤 실제 스마트폰 상용화까지 먼저 선언했다. 차세대 제품 전환 시점에서 중국 업체가 한국과 거의 같은 출발선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중국의 무기는 내수…수율 학습 빨라질 수도
CXMT의 가장 큰 무기는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이다. CXMT는 기존 LPDDR4X와 LPDDR5 계열 제품을 샤오미와 오포, 비보, 트랜션, 레노버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며 고객 기반을 확대해왔다. LPDDR6 역시 이들 업체로 공급이 늘어날 경우 초기 양산 물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제조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토대로 공정을 보정하면서 수율을 끌어올리는 산업이다. 초기 수율이 글로벌 선두 업체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자국 스마트폰 업체가 중국산 메모리를 지속적으로 채택하면 CXMT에는 생산량 확대와 공정 개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
시장 존재감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CXMT의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올해 1분기 7.6%에서 2분기 9.5%로 상승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정책과 자국 스마트폰·PC·서버 업체들의 국산 부품 채택 확대가 맞물릴 경우 이 같은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CXMT는 모바일 D램뿐 아니라 서버용 DDR5와 HBM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으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중국 반도체 산업에는 첨단 장비 확보라는 구조적인 제약이 남아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최첨단 노광장비 등 일부 핵심 장비 접근이 제한돼 있어 공정 미세화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부담이 있다. 첨단 공정으로 갈수록 장비와 소재, 공정 노하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중국 업체가 현재의 추격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CXMT의 LPDDR6 상용화는 중국이 한국 메모리 기술을 넘어섰다는 의미로 보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정 기술과 제품 성능, 글로벌 고객 기반에서 여전히 앞서 있다. 다만 과거처럼 한 세대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며 여유 있게 앞서가는 구도는 흔들리고 있다. 차세대 제품의 개발과 상용화 시점에서 중국이 이미 같은 레이스에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LPDDR6의 진짜 승부는 누가 먼저 '양산'을 선언했느냐가 아니다. 누가 더 높은 수율로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하고, 더 많은 고객에게 낮은 원가로 공급하느냐에서 판가름 난다. CXMT가 세계 최초라는 깃발을 먼저 꽂았다면, 이제 확인해야 할 숫자는 '수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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