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혹 눈덩인데 김승원 ‘무증인’ 청문회, 당치 않다

여야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15일) 증인·참고인 채택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씨 등 총 48명을 증인·참고인으로 부르자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거부했다. 눈덩이처럼 커진 의혹을 적당히 뭉개고 가려는 게 아니라면 민주당이 이래선 안 된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그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장관 때 사건”이라며 “결과적으로 기소조차 못했다”고 했다. 윤석열 정권 검찰조차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하는 선에서 종결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을 채택한 적도 별로 없고, 증인 없이 하는 것이 보통의 인사청문회”라고 했다. 하나같이 이치에 닿지 않는 주장이다.
김 후보자가 받은 기소유예 처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부터 문제다. 법무·검찰을 지휘·감독해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꼬리표 자체가 흠결이다. 기소유예를 받은 행위가 무엇이었고, 그것이 다음달부터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진두지휘해야 할 법무부 장관의 업무 신뢰도와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꼼꼼히 따지는 건 여야를 떠나 국회가 당연히 해야 할 책무이다. 그걸 위해 필요하면 증인·참고인을 부르는 것이다.
김 후보자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한동훈 의원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외압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민주당 말대로 야당 의원이 검찰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비상식적이고 ‘윤석열 검찰조차 기소하지 못한 사건’이라면 검찰이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한 사유를 들어보자고 민주당이 먼저 주장하고 나서야 정상이다. 그것만으로도 의혹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자 인선에 대한 부정적 평가(47%)가 긍정적 평가(24%)보다 2배가량 높았다. 식약처 청탁 의혹의 영향이 클 것이다. 민주당이 이 의혹을 말끔히 털어내지 않으면 민심 이반은 갈수록 커지리라고 본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의혹 해소의 장으로 만든다는 자세로 증인 채택 문제를 다시 협상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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