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 보호인가, 대형사 경쟁 제한인가”…렌터카 규제완화 논쟁 재점화

강석봉 기자 2026. 9. 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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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캐피탈사 경쟁력 제약해 대형 렌터카사 경쟁압력 약화” 분석
규제 완화하되 중소업체 금융지원 등 상생책 병행해야

[스포츠경향 강석봉 기자]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렌터카 사업 확대를 제한하는 이른바 ‘본업비율 규제’ 완화를 둘러싸고 렌터카업계와 여신금융업계의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은 여전사가 보유한 렌탈자산의 분기 중 평균잔액이 리스자산의 분기 중 평균잔액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캐피탈사가 렌터카 사업을 확대하려면 리스자산도 함께 늘려야 하는 구조다.

여신금융업계는 자동차 이용시장이 리스에서 장기렌터카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만큼 과거의 규제가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일부 렌터카업계에서는 대형 금융사의 시장 진입 확대가 중소 렌터카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분석을 보면 논쟁을 단순히 ‘대형 금융사 대 중소 렌터카업체’ 구도로만 바라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말 국내 등록 렌터카는 129만6,233대로, 롯데렌탈이 25만5,553대(19.7%)로 가장 많았고 SK렌터카 19만5,000대(15.0%), 현대캐피탈 15만7,607대(12.2%), 하나캐피탈 9만1,798대(7.1%)가 뒤를 이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SK렌터카를 보유한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를 불허하면서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합산 점유율이 38.3%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다른 캐피탈사와 중소 렌터카업체가 양사에 충분한 경쟁압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그 배경 중 하나로 캐피탈사에 적용되는 본업비율 규제를 지목했다. 규제로 인해 캐피탈사가 장기렌터카 차량을 확대하려면 리스자산도 함께 늘려야 해 롯데렌탈·SK렌터카보다 경쟁상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행 규제가 중소 렌터카업체를 보호하는 측면이 있는 동시에 결과적으로 시장 상위 대형 렌터카사업자에 대한 캐피탈사의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 캐피탈사의 주력 렌터카 사업은 장기렌터카에 집중돼 있다. 공정위 역시 단기렌터카와 장기렌터카를 별도 시장으로 구분해 경쟁상황을 분석했다. 중소 렌터카업체가 주로 참여하는 단기렌터카시장과 캐피탈사가 경쟁하는 장기렌터카시장의 구조가 동일하지 않다는 의미다. 중소사업자 보호가 필요하더라도 모든 여전사의 렌터카 사업 확대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캐피탈업계는 규제 완화와 함께 중소 렌터카업체를 위한 상생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차량구매 금융의 한도 확대와 금리 인하, 초기 원금 상환 유예, 사고대차 물량의 중소업체 배정 등이 주요 방안으로 거론된다.

앞서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역시 현대자동차의 렌터카 시장 진입과 관련해 조건부 수용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차량 할인조건 완화와 현대캐피탈과 연계한 렌터카 특화 금융상품 등을 통해 중소·신규 렌터카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결국 본업비율 규제 완화 논쟁의 핵심은 중소 렌터카업체의 생존 기반을 보호하면서 대형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느냐에 있다. 규제 완화에 따른 중소업체의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지원과 사고대차 물량 배정 등 실질적인 상생책을 병행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금융당국도 여전사의 렌탈자산 한도를 완화할 경우 렌터카시장과 중소사업자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소 렌터카업체의 경쟁력을 보호하는 동시에 대형 렌터카사업자와 캐피탈사 간 경쟁을 활성화해 소비자의 가격과 상품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시장 분석과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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