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월세 싸다고 안 가"···광주 대학가 원룸 '신축 쏠림'

박찬 2026. 9. 10. 17: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월세가 조금 더 비싸더라도 다른 생활비 아껴서 깨끗한 곳에서 사는 게 낫죠."

10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전남대 인근에서 만난 학생 김모(20)씨는 "월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래된 건물은 벌레나 곰팡이, 방음 같은 부분이 걱정된다. 몇만원 차이라면 시설 좋고 깨끗한 방을 선택하는 게 낫다"며 신축 원룸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남대 인근에서 원룸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2017~2020년 이후 지어진 이른바 준신축 원룸은 거의 공실이 없다"며 "건물 자체가 오래됐더라도 관리가 잘 되고 내부 시설이 깨끗하면 학생들이 찾지만, 오래된 데다 관리까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은 선호도가 확실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남대 인근 신축 원룸 공실 '0'
'월세 저렴' 구축, 20%가량 비어
조선대 인근도 신축 공실 없어
리모델링·관리 여부 따라 희비
"LH·지방공기업 등 역할 필요"
10일 오후 찾은 전남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인근 신축 원룸은 빈방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었다. 박찬 기자

“월세가 조금 더 비싸더라도 다른 생활비 아껴서 깨끗한 곳에서 사는 게 낫죠.”

10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전남대 인근에서 만난 학생 김모(20)씨는 “월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래된 건물은 벌레나 곰팡이, 방음 같은 부분이 걱정된다. 몇만원 차이라면 시설 좋고 깨끗한 방을 선택하는 게 낫다”며 신축 원룸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광주지역 대학가 원룸 시장에서 ‘신축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한 구축 원룸보다 시설이 깔끔하고 관리 상태가 좋은 신축·준신축 원룸을 찾으면서다.

실제로 개강 10일째를 맞아 이날 찾은 전남대·조선대 인근 신축 원룸 일대는 빈방을 찾기 어려웠다. 반면 상대적으로 오래된 원룸은 공실이 쌓이는 등 대학가 주거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었다.

전남대 인근에서 원룸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2017~2020년 이후 지어진 이른바 준신축 원룸은 거의 공실이 없다”며 “건물 자체가 오래됐더라도 관리가 잘 되고 내부 시설이 깨끗하면 학생들이 찾지만, 오래된 데다 관리까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은 선호도가 확실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찾은 전남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인근의 대부분 신축 원룸은 공실률이 없었다. 박찬 기자

전남대 인근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곳의 원룸 월세는 보증금 2천만원 기준으로 평균 35만~37만원 수준이다. 신축급(5년 이하 연식) 원룸은 방 크기와 시설 등에 따라 월 37만~42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반면 구축 원룸은 약 20만~25만원 수준의 월세 매물이 수두룩하다.

전남대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월세 30만원 이하인 구축 원룸의 경우 공실이 꽤 있는 편이다. 전체적으로 구축 원룸은 약 20% 정도가 비어 있는 것으로 본다”며 “반대로 신축은 대부분 차 있다”고 말했다.

같은 구축이라도 리모델링 여부와 관리 상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내부를 새롭게 고치거나 옵션과 시설을 잘 갖춘 원룸은 월세가 상대적으로 높더라도 계약이 빠르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B씨는 “요즘 학생들은 본인이 매일 생활하고 잠을 자는 공간인 만큼 깨끗한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몇만원 더 내더라도 외식 한 번 덜 하고 더 좋은 방에서 살겠다는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주거 눈높이가 높아진 데에는 청년 월세 지원 등 주거비 부담을 낮춰주는 정책과 함께 생활 방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구축 원룸보다 관리와 시설이 좋은 신식 고시텔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들도 있다. 단순히 ‘싼 방’을 찾기보다는 가격 대비 주거환경을 따지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남대 기숙사 확충도 대학가 원룸 수요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전남대 신축 기숙사인 ‘청아관’은 지난해 3월 개관했다. 현재 기준 충원율은 99.9%에 달한다. 광주캠퍼스 4개 동 전체 기숙사 충원율도 88.6% 수준이다.

외국인 학생 수 변화도 구축 원룸 시장의 변수다. 전남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교환학생은 학기와 방학을 포함해 총 4천340명에 달했다. 이 중 올해 교환학생은 536명으로 가장 높았다. 한때 감소세를 보였던 중국인 초청학생이 최근 회복세를 보여 향후 구축 원룸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날 찾은 전남광주 동구 조선대 인근 원룸 시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축 원룸 공급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과 병원 종사자 등 다양한 임차 수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선대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신축은 공실이 없고 구축 공실률이 약 5% 정도다”며 “2024년을 기점으로 신축 원룸의 공실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했다.
10일 오후 찾은 전남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인근 구축 빌라는 신축과 달리 빈방이 있었다. 박찬 기자

조선대 인근의 신축 원룸은 통상 준공 5~8년 이내를 기준으로 월 45만~60만원 수준, 신축이 아닌 원룸은 35만~4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신축 원룸 비중 자체가 전체의 약 25% 수준이다. 준신축·구축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조선대 인근 원룸 시장은 코로나19 시기와 직후인 2023년까지 공실이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이후 신축 원룸을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났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C씨는 “조선대는 의대와 약대가 있고 전남대병원도 인접해 있어 원룸 수요가 꾸준하다”며 “주변에 산 등이 있어 원룸을 새로 지을 수 있는 공간도 제한적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가 원룸 시장에서 신축·구축 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노후 주택의 주거환경 개선을 유도할 공공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층이 주요 수요자인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민간 건축주의 주택 개선이나 청년 임대주택 공급을 지원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조창근 조선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주가 노후 주택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지만, 개별 건축주에게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가 나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공기업 등과 연계해 대학가의 노후 원룸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Copyright © 무등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