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때 ‘세계 최연소 즉위’ 왕 떠나자…토로 왕국 후계자로 ‘사촌’ 뉴스 앵커

윤연정 기자 2026. 9. 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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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때 왕위에 올랐다 지난달 34살에 사망한 우간다 토로 왕국의 오요 님바 국왕의 후임으로 국영방송 뉴스 앵커가 지명됐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에이피(AP) 통신과 우간다 매체 '더 캄팔라 리포트' 등에 따르면 우간다 서부 토로 왕국의 수도 포트포털에 있는 카루지카 왕궁에서 왕실 일가의 후계 위원회는 우간다 국영방송(UBC)의 뉴스 앵커이자 편집자인 에드워드 루키디 키자낭고마 왕자를 토로 왕국의 새 국왕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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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서부 토로 왕국 새 왕으로 키자낭고마 왕자 선정
영국 하부리그 골키퍼 조지 카무라시, 차기로 거론되기도
지난 4일 우간다 서부 토로 왕국의 한 운동장에서 한 추모객이 고인이 된 우간다의 오요 님바 카밤바 이구루 루키디 4세 국왕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을 닦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34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AFP 연합뉴스

3살 때 왕위에 올랐다 지난달 34살에 사망한 우간다 토로 왕국의 오요 님바 국왕의 후임으로 국영방송 뉴스 앵커가 지명됐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에이피(AP) 통신과 우간다 매체 ‘더 캄팔라 리포트’ 등에 따르면 우간다 서부 토로 왕국의 수도 포트포털에 있는 카루지카 왕궁에서 왕실 일가의 후계 위원회는 우간다 국영방송(UBC)의 뉴스 앵커이자 편집자인 에드워드 루키디 키자낭고마 왕자를 토로 왕국의 새 국왕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왕위 계승 절차를 맡은 21명 위원 가운데 19명이 키자낭고마 왕자를 새 국왕으로 추대하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우간다는 대통령이 국가원수인 공화국이지만, 식민지 이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 왕국들이 여전히 상당한 문화·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토로 왕국은 우간다 정부가 인정하는 5개 전통 왕국 중 하나로, 서부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들 왕국은 주권이나 정치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고, 군주의 정파적 정치 활동도 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군주들은 지역 공동체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는 상징적 지도자로서 상당한 권위를 갖고 있다.

새 국왕으로 선정된 키자낭고마 왕자는 고 크리스토퍼 폴 키자낭고마 왕자의 아들이자 토로 왕국의 전 국왕 조지 데이비드 루키디 3세의 손자다. 그는 르완다의 한 방송사에서 일한 뒤 우간다로 돌아와 국영방송에서 뉴스 앵커·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유비시 뉴스 투나잇’ 등 주요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정치와 사법·교육 등 주요 현안을 보도해 왔다. 현지 매체는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공공 현안과 정치 지도자, 정부 기관을 두루 취재한 경험이 향후 지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왕위 계승은 지난달 27일 오요 님바 카밤바 이구루 루키디 4세 국왕이 미국에서 암 치료를 받던 중 34살의 나이로 숨지면서 이뤄졌다. 오요 국왕은 1995년 아버지가 숨지자 불과 3살에 왕위에 올라 당시 세계 최연소 재위 군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당시 왕관과 예복에 파묻힐 정도로 어린 나이에 장난감을 갖고 놀며 즉위식에 참석한 모습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유엔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및 에이즈(AIDS) 퇴치 운동에도 참여해왔다.

지난 7월 뉴스 앵커 에드워드 루키디 키자낭고마 왕자가 우간다 국영방송(UBC)의 ‘유비시 뉴스 투나잇’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 갈무리

오요 국왕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를 비롯해 세계적인 지도자들과도 교류해왔다. 리비아의 지도자였던 마아마르 카다피도 토로 왕실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여러 차례 우간다를 방문하며 2011년 10월 사망하기 전까지 수년간 오요 국왕과 태후(왕의 모친)를 지원한 바 있다.

오요 국왕의 유해는 지난 4일 미국에서 우간다로 운구됐고, 토로 왕국은 9일간의 장례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장례식은 오는 12일 토로 왕국의 수도인 포트포털 왕궁 인근 왕실 묘지에서 열린다. 오요 국왕의 유해도 이곳에 안장될 예정이다.

오요 국왕의 장례가 진행되는 가운데 왕위 계승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미혼이었던 오요 국왕이 숨진 뒤 토로 왕국 총리는 그가 자녀를 남겼으며 해당 아이가 후계자라고 밝혔지만, 왕위 계승 절차를 맡은 위원회는 오요 국왕의 사촌인 키자낭고마를 새 국왕으로 선택했다.

오요 국왕의 누나인 루스 은세메레 코문탈레 공주도 동생이 유언장에 후계자를 명시해뒀다며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그는 현지 방송사(NBS)와의 인터뷰에서 “분열과 혼란을 가져오려는 매우 극적인 처사”라며 오요 국왕의 자필 유언장에 왕위를 물려받을 후계자를 남겼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피는 위원회의 이러한 선택을 두고 “소탈한 방송인으로 알려진 키자낭고마를 선택해 지속성을 추구하는 전통주의자들과 또 다른 어린 군주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앞서 지난 5일 영국 하부리그 축구팀 에스이(SE) 돈스의 골키퍼 조지 카무라시가 우간다 토로 왕국의 차기 국왕으로 거론됐지만, 영국에 가족과 생활 기반을 둔 탓에 왕위 수락을 꺼렸다고 영국 매체들은 전했다. 영국에서 가족들과 사는 그는 오요 국왕의 사촌이다.

미국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말 34살의 나이로 숨진 토로 왕국의 오요 님바 카밤바 이구루 루키디 4세 국왕의 유해가 지난 4일 우간다 엔테베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유족과 조문객들이 관을 맞이하는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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