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러다 ‘히잡 전쟁’까지?···강경파, 연일 ‘대학내 여성 착용 의무화’ 고삐

전시 기간 히잡 단속이 느슨해진 사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이 늘자 이란 내 강경파 세력이 히잡 착용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과거 ‘히잡 시위’의 거점이었던 대학 내 히잡 착용 의무를 강화하는 지침도 준비하고 있다.
압돌호세인 코스로파나 이란 문화혁명위원회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일부 정부 기관과 약국 등 공공시설에서 필수 복장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장인인 골람 알리 아다드 아델 이란 국정조정위원회 의원도 이날 현지 교육 관련 행사에 참여해 “적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퇴폐적인 서구식 생활 방식을 퍼뜨렸는지 보라. 히잡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비판은 전날 이란 대학 최고지도자 대표 기구가 대학 내 히잡 착용 의무를 강화하는 새 지침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힌 이후 나왔다. 기구의 문화·정치 부대표인 사이드 카라미는 반관영 메흐르 통신과 인터뷰에서 “거리에서 종종 목격하는 것과 같은 씁쓸한 사건들이 대학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히잡 규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지침은 대학을 담당하는 과학부와 보건부 등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히잡 단속 강화 움직임은 2022년 히잡 착용에 반대한 ‘여성·생명·자유 시위’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단 이유로 구금된 대학생의 죽음에 반발한 여성들은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후 이란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저항을 이어왔다.
지난 2월 미국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당국의 단속이 느슨해지자 수도 테헤란 등 주요 도시의 거리에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은 더욱 늘어났다고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 등은 전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다. 현행 이란 형법 638조는 공공장소에서 ‘이슬람식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이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 세력은 단속과 처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호세인 아크바리 IRGC 북호라산 지방 사령관은 지난 5일 히잡 의무 착용을 지도할 구두(口頭) 복장 단속반 활동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달 17개 도시에서 42개가 넘는 카페와 식당, 스포츠클럽 등을 히잡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파 모하마드 타기 나그드알리 의원은 전날 히잡 의무 착용을 “혁명의 근간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현재 보류 중인 일명 ‘히잡과 순결법’ 시행도 촉구했다. 이란에서는 2024년 기존 히잡 착용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해당 법안이 최종 승인됐으나, 최고국가안보회의의 제동으로 시행이 보류된 상태다.
쿰과 비르잔드, 이스파한에서는 최근 히잡 착용 의무 강화를 요구하는 친정부 성향 집회도 열리고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8251458001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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