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진숙 옆 앉았던 허화평 “5공이 민주화 토대 닦아” 궤변

전광준 기자 2026. 9. 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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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권은 민주화의 토대를 닦고 현대사의 대전환을 이룬 정권이다."

지난달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연 5·18 민주화운동 왜곡·폄훼 국회 포럼에 모습을 드러냈던 허화평(89)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이 최근 한 유튜브에 출연해 한 말이다.

지난달 13일 이 의원이 "광주는 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다시 한번 패망의 길로 이끌게 될 어두운 세력의 소굴"이라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성향 단체와 함께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 포럼' 토론회에서 허 이사장이 맨 앞줄 내빈석에 이 의원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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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서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자화자찬
“정권 정통성 때문에 고민해 본 일 없다”
왼쪽부터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주대환 민주화운동동지회 의장, 이영훈 새역사국민운동 공동대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전두환 정권은 민주화의 토대를 닦고 현대사의 대전환을 이룬 정권이다.”

지난달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연 5·18 민주화운동 왜곡·폄훼 국회 포럼에 모습을 드러냈던 허화평(89)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이 최근 한 유튜브에 출연해 한 말이다. 허 이사장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쿠데타 성공 이후 전두환씨의 최측근으로 승승장구했던 인물이다.

9일 유튜브 채널 ‘백지원’에는 허 이사장과의 인터뷰 영상이 올라왔다. 백씨는 지난해 21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백씨는 허 이사장을 “격동의 현대사 한복판에서 실천했던 개혁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오랫동안 사유해 온 사상가” 등으로 소개했다.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백지원’ 유튜브 채널 갈무리

1시간50분가량의 인터뷰에서 허 이사장은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을 두고 “현대사회 대전환을 이룬 정권”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이승만, 박정희 정권 이후에도 한국 사회가 “여전히 제도적,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전근대적 상황에 있었는데 (그런) 사회를 근대화한 정권이 전두환 정권”이라는 것이다.

이어 “5공(전두환 정권)이 민주화를 완성한 정권은 아니지만 민주화 토대는 닦았다”고 주장했다. 허 이사장은 전두환 정권을 ‘나룻배 정권’이라고 자평하며 “건국 이래 누적된 모순의 강을 국민과 국가가 하나가 돼서 건넜다. 민주 발전, 사회 발전(이라는) 새로운 언덕까지 국민을 배에다 태워서 건넌 것”이라고 강변했다.

허 이사장은 “많은 5공 비판자들이 (전두환 정권을) 쿠데타(로) 정권 잡아서 나라 말아먹은 정권이라고 하지만 천만에요”라며 “비판하는 사람들은 정권 정통성이 없기 때문에 대중을 유혹하려 3S(스크린, 스포츠, 섹스) 정책을 썼다고 하는데 새빨간 거짓말이다. 우리는 정권 정통성 때문에 고민해 본 일이 없다”고도 했다.

한편, 허 이사장은 전씨가 12·12 군사반란 및 5·18 민주화운동 관련 내란수괴,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로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는 등 신군부 세력을 단죄한 재판을 “정치재판”이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허 이사장은 “5공과 관련된 ‘역사바로세우기’ 재판, 그것은 우리 현대사에서 있었던 가장 큰, 전무후무한 정치재판이었다”고 주장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극중 전두광(배우 황정민) 보안사령관의 비서실장으로 육군 통신 감청을 맡았던 문일평(배우 박훈) 대령. 오른쪽은 8월13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 포럼’에 참석한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서울의 봄’ 영화 스틸컷 갈무리,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허 이사장은 12·12 군사반란 당시 전두환 국군보안사령관의 비서실장이었다. 2023년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박훈이 연기한 ‘문일평’ 역의 실제 모델이다. 1980년 9월 전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대령이던 그는 준장으로 예편해 청와대비서실의 보좌관으로 임명된다. 기존에 없던 직위로, 전씨가 새로 만든 자리였다.

전두환 정권에서 ‘5공화국의 설계자’로 불리기까지 했던 허 이사장은 이후 청와대비서실 산하 정무제1수석비서관 등을 지내며 실세로 권력을 누렸지만 1983년 돌연 미국행을 택했다. 당시 언론들은 내부 권력 다툼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1988년 노태우 정부 출범 이후 귀국해 현대사회연구소(현 미래한국재단) 소장으로 부임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김영삼 정부 시절 치러진 1996년 제15대 총선에 옥중 출마해 당선됐지만 반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이 확정되자 의원직을 상실했다. 같은 해 12월 전씨와 함께 사면됐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과 이영훈 새역사국민운동 공동대표 등이 8월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 포럼’에 참석해 “광주를 해방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맨 앞줄 맨 왼쪽이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달 13일 이 의원이 “광주는 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다시 한번 패망의 길로 이끌게 될 어두운 세력의 소굴”이라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성향 단체와 함께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 포럼’ 토론회에서 허 이사장이 맨 앞줄 내빈석에 이 의원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열흘간의 소요 사태” 등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조롱하는 발언이 쏟아졌으며 “대한민국에 정통 주인은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맥락이다. 비유를 하자면 좌파들은 첩의 자식들” 등 전씨를 미화하는 발언도 나왔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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