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찍고 ‘고공행진’…힘 실리는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고유가 속 수요 확대…현지 생산·라인업 강화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전쟁 여파로 미국 휘발유 가격도 올해 크게 오른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는 올 1~8월 60%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미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하이브리드 시장에 고유가가 추가 변수로 떠오른 겁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글로벌 원유 가격의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3.4% 오른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7월 이후 약 6주 만에 다시 10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지난 5월22일 이후 가장 높은 마감 가격입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25% 오른 배럴당 96.0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것은 중동 지역의 공급 불안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된 가운데 선박과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미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도 올해 크게 올랐습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보통휘발유 월평균 가격은 지난 1월 갤런당 2.809달러에서 3월 3.638달러로 뛰었고, 4월에는 4.10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5월에는 4.479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6월 4.050달러, 7월 3.932달러, 8월 4.058달러로 4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높아진 연료 가격은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의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대차의 미국 하이브리드 전략을 분석하면서 높은 연료 가격으로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 빅3는 자국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거의 내놓지 않아 이 같은 수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짚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판매도 올해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양사의 월별 판매량은 지난 1월 2만7656대에서 2월 2만9315대, 3월 4만656대로 늘었습니다. 이후 4월부터 매달 4만대 이상을 유지했고, 지난달에는 5만57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5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1~8월 누적으로 현대차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16만2712대를 팔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9% 증가한 기록입니다. 기아는 15만6393대로 80.7%나 늘었습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31만9105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5% 성장했습니다.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기준 미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은 현대차 26.2%, 기아 29.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2분기에는 현대차 19.4%, 기아 12.1%였습니다. 1년 사이 각각 6.8%포인트, 17.1%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현대차·기아 모두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4대 중 1대 이상이 하이브리드인 셈입니다.
현대차·기아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하이브리드 제품군과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투싼 하이브리드 신차와 제네시스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될 GV80 하이브리드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오는 2030년까지 북미에서 10개 이상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하고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50%까지 높인다는 목표입니다.
기아도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미국 시장에 추가하고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공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지난 6월부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에 맞춰 제품군뿐 아니라 현지 공급 능력까지 확대하는 전략입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