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생산하라”...트럼프가 찍은 캐나다 기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기업을 지목했다. 캐나다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서 보복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양국의 관세 갈등이 더욱 격화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Bombardier)에 대해 “이제 미국에서 봄바디어를 더 이상 팔지 말라”며 “그들의 제품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봄바디어가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미국 구매자와 미국 기업, 미국 공항, 미국 서비스에 기대 먹고산다”며 “그러는 동안 캐나다는 우리의 훌륭한 미국 은행들과 기업들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봄바디어는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항공기 제조업체다.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산하 걸프스트림과 함께 세계 최고급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1942년 설립된 봄바디어는 눈이 많이 내리는 캐나다에서 운행할 수 있는 설상차 개발을 시작으로 철도와 항공기 사업에 잇달아 진출해왔다.
현재는 일반 여객기 대신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부 기관 등이 이용하는 고급 비즈니스 제트기에 주력하고 있다. 주력 기종인 ‘글로벌 8000’은 콩코드 이후 가장 빠른 민간 항공기를 표방한다.
봄바디어가 지금까지 판매한 항공기 약 5100대의 절반가량이 미국에서 운항되고 있다. 미국 시장이 사실상 핵심 판매처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압박할 카드로 봄바디어를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캐나다의 보복관세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캐나다는 미국이 자국산 와인과 시멘트, 아이스하키 용품 등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제품 700여 종에 15~50%의 맞불관세를 8일 오전 0시 1분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의 보복관세 시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이를 겨냥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걸프스트림의 현지 사업을 막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그는 걸프스트림이 9년간 캐나다 정부의 인증을 받지 못해 현지 사업에 제약을 받은 반면, 봄바디어는 미국에서 자유롭게 영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내 봄바디어 판매가 실제로 금지될지는 불투명하다. 봄바디어 제품에는 허니웰과 제너럴일렉트릭 등 미국 기업이 생산한 부품과 엔진이 사용된다. 나아가 회사는 미국에서 약 35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거래 중인 미국 공급업체도 2800곳에 달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공급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만큼, 한쪽에만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항공우주산업 분석가 리처드 아불라피아는 "기업용 제트기 고객들이 봄바디어 주문을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봄바디어 항공기의 미국 판매를 실제로 어떻게 차단할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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