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 잇단 '유럽행'…AI 투자금 몰리는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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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에 비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유럽에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구글도 핀란드에 자사의 유럽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결정했다.
구글이 유럽에서 단행한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유럽 비상장 기술기업이 유치한 지분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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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에 비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유럽에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구글도 핀란드에 자사의 유럽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결정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향후 2년간 핀란드 AI인프라에 최소 130억유로(약 2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유럽에서 단행한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구글은 핀란드 북부에 데이터센터 3곳을 새로 짓고 AI 서비스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방침이다.
구글이 핀란드를 선택한 배경에는 AI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 ‘전력’이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그 자체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에도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핀란드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등 비교적 안정적인 저탄소 전력망을 갖추고 있으며 추운 기후 덕분에 냉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건설과 함께 핀란드 에너지기업 포르툼이 운영하는 원자력발전소의 전력 가운데 최대 50%를 22년간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이 미국 밖에서 원전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AI를 향한 대규모 투자 발표는 전날에도 나왔다.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는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은 8일(현지시간) 시리즈D 투자 라운드를 통해 30억유로(약 4조7000억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유럽 비상장 기술기업이 유치한 지분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에 신규 투자자로 참여해 투자 라운드를 공동 주도했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수천억원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지분 투자에서 나아가 미스트랄과 반도체 설계·제조에 특화된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미스트랄의 AI 기술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제조 데이터를 결합해 데이터 분석과 결함 예측, 공정 최적화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미스트랄이 향후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로직, 파운드리 사업으로 협력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럽의 ‘AI 주권’ 강화 기조는 미스트랄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은 미국 빅테크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와 클라우드, 반도체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스트랄은 기업이 자체 서버에서 AI 모델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온프레미스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에 맡기지 않고 직접 통제하려는 기업과 정부의 수요가 커지면서 유럽의 ‘소버린 AI’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 당장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AI 산업의 중심지로 올라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AI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 모두 여전히 격차가 크다. 다만 안정적인 에너지 인프라와 데이터 주권을 중시하는 정책 환경까지 갖추면서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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