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텍사스 집결한 마가…"비싼 기름값 힘들지만 견딜 수 있다"(종합)

백나리 2026. 9. 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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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오전 10시께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센터 앞에 붉은 티셔츠와 성조기 무늬 모자를 쓴 이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오클라호마주에서 전날 댈러스로 왔다는 68세 흑인 남성 빈센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일자리를 되돌렸다"는 답부터 내놨다.

댈러스 주민인 60대 백인 남성 케빈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중 강경 이민정책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꼽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승리하면 성인인 미국 시민 모두에게 5천달러씩 주겠다'고 공약한 데 대해서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며 "많은 이들이 투표하러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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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티셔츠·성조기 모자 쓰고 '사상 첫 중간선거 전당대회' 댈러스에 속속
'유가 고통' 인정하면서도 "일시적 현상…트럼프 잘하고 있다" 적극 엄호
강경 이민정책 호평…"중간선거 승리시 5천달러씩" 트럼프 약속에 '엄지척'
미 공화 중간선거 전당대회서 연설하는 트럼프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저녁 미 텍사스 댈러스 아메리칸항공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2026.9.10. nari@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오전 10시께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센터 앞에 붉은 티셔츠와 성조기 무늬 모자를 쓴 이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모자를 쓴 사람들도 섞여 있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은 오후 3시부터이고 입장은 오후부터 가능하지만,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일찍 와 줄을 서기로 한 것이다.

오후가 되자 반짝이는 카우보이 모자와 붉은색 술이 치렁치렁 달린 화려한 옷차림을 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대체로 장년층 이상의 백인이 많이 보였는데, 기온이 36도까지 오른 더위에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도 인내심 있게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아메리칸항공센터는 2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댈러스 지역의 대표적 경기장이다.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 전역에서 '마가' 지지자들이 집결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직 대통령에게 불리한 중간선거에 이란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공화당의 속앓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이번 전당대회다.

보통 전당대회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치러지는데 중간선거용 전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통해 지지층을 한데 모아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절박함이 감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당대회 참석한 공화당원들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오후 미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항공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원인 바버라(왼쪽에서 두번째)와 친구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2026.9.10. nari@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행사장 앞에서 만난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지만,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데 대한 불안감을 숨기지는 못했다.

오클라호마주에서 전날 댈러스로 왔다는 68세 흑인 남성 빈센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일자리를 되돌렸다"는 답부터 내놨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빈센트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모든 게 외국으로 나갔다. 트럼프는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려놨다"면서 "백악관이 민주당에 넘어가면 또다시 (일자리가)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가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민주당 대통령보다는 훨씬 잘하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상승 문제도 잘 대응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조금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처럼 트럼프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센트와 함께 온 81세 백인 남성 제프리는 댈러스까지의 여행이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나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간다. 그게 우리 공화당원들이 하는 일"이라며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를 묻자 "영어를 못하는 이민자들이 미국에 너무 많이 들어왔다. 트럼프가 집권하고 나서 문제를 잘 처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 패배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해봤느냐는 질문에는 빈센트와 제프리 둘 다 "당연히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모두가 투표하러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참석하는 빈센트(왼쪽)와 제프리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오후 미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센터 앞에서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 참석하려는 빈센트와 제프리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0. nari@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댈러스 주민인 60대 백인 남성 케빈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중 강경 이민정책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꼽았다.

케빈은 "바이든 시절에는 국경을 완전히 개방하는 정책을 펼쳤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로는 그다지 걱정되지 않는다. 트럼프가 일을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전쟁 장기화에 대해서도 "이란은 핵무기 개발에 거의 근접했고 트럼프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유리하지 않더라도 전쟁을 하는 희생을 했다"고 옹호했다.

유가 상승이 염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기름값은 원래 오르내린다. 일시적인 일이고 인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지 묻자 "나는 경비 일을 한다. 전혀 부자가 아니다"라고 웃으며 손사래를 친 뒤 "나는 1970년대에 오일쇼크를 직접 겪었다"고 했다. 결국에는 사태가 해결되고 유가도 하락하니 이란전쟁의 '대의'를 지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답하는 댈러스 주민 케빈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오후 미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센터 앞에서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와 관련해 케빈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0. nari@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애초에 제기됐던 우려대로 이날 전당대회장에서는 곳곳에서 빈자리가 보였다. 50여명의 연설 끝에 전당대회 첫날의 피날레를 장식하러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가 가득 찼다"며 흡족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행사장 맨 위층 관중석은 채워진 자리보다 빈자리가 더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45분으로 공지된 예정시간보다 훨씬 긴 1시간45분간 연설했는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참석자들은 상당히 상기된 표정으로 귀가하는 모습이었다.

보니라는 이름의 백인 여성은 "대단한 연설이었다. 국경을 계속 닫아두겠다는 약속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승리하면 성인인 미국 시민 모두에게 5천달러씩 주겠다'고 공약한 데 대해서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며 "많은 이들이 투표하러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니와 동행한 남성도 "연설 중 5천달러 부분이 제일 좋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지 않겠느냐고 묻자 "성인만, 그리고 시민만 준다는 것이니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미국프로풋볼(NFL) 개막전과 겹쳤다. 풋볼팬이라는 50대 흑인 남성 스티브는 "트럼프가 여기 오지 않았으면 집에서 TV로 풋볼을 봤을 것"이라며 "트럼프를 보러 오길 잘했다. 실제로 보니 매우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인 사람 같았다"고 치켜세웠다.

미 공화 전당대회에 참석한 보니(오른쪽)와 일행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9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항공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2026.9.10 nari@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공화당 전당대회에 맞춰 민주당도 맞불을 놨다.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한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 캠프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댈러스에서 '이웃사랑 식료품 기부' 캠페인을 열었다.

'이웃 사랑'이라는 주제로 전통적 공화당 지지층 또는 중도 유권자들을 파고드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상당히 오른 물가에 유권자들이 힘을 합쳐 대응하는 구도를 형성하려는 것이다.

텍사스주는 원래 공화당 텃밭이지만 탈라리코 후보가 기독교인 유권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업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와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2028년 대권 도전 가능성이 큰 민주당 소속의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도 댈러스를 찾아 "트럼프는 치매에 걸린 대통령"이라며 맹비난했다.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민주당이 댈러스 시내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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