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 가동… 콜드체인 풀필먼트 거점 확대

문수아 2026. 9. 10. 14: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입고 검수부터 상차까지 30분… 3초당 한 박스 출고
112개 사업자 상품 한 센터서 처리… 새벽배송 마감 오후 10시로 확대

사진: 문수아기자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CJ대한통운이 콜드체인 풀필먼트 거점인 ‘안성 B2C 저온센터’를 열었다. 냉장, 냉동 상태 유지가 필수인 식품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등의 온라인 소비에 최적화해 대응할 수 있는 센터다. CJ대한통운의 기술을 적용, 상품이 트럭에서 내려지는 순간부터 다른 트럭에 실려 나가는 순간까지 △실내 온도 △작업 시간 △포장 공간을 놓치지 않게 설계했다. 1만8972㎡(5739평) 부지에 6개 챔버를 두고 112곳 이커머스 사업자의 상품 2040 SKU(상품 재고 수량)를 취급한다. 소비자가 네이버, SSG닷컴 등에서 냉장, 냉동 상품을 주문하면 접수부터 출고까지 30분 이내에 이뤄진다. 3초당 한 박스 씩 출고해 하루 최대 2만5000건을 처리한다.

◆트럭에서 내리는 순간 상품 규격ㆍ유통기한 확인
지난 8일 방문한 경기 안성시 일죽면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 지하 2층 입고장에는 냉동식품을 실은 탑차가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탑차가 후면 적재함을 열자 방한복을 입은 작업자가 차량 온도계부터 확인했다. 센터까지 오는 동안 적정 온도가 지켜져야 상품 상태가 지켜져서다. 입고 트럭 온도 확인을 통과하면 상품은 센서 측정을 거친다. 작업자가 입고 예정 정보와 실물을 대조해 SKU, 유통기한 등을 확인하고서 상품 상자마다 가로, 세로, 높이를 센서로 측정한다. 여기서 확인한 정보는 이후 포장 공정에서 배송 상자 규격을 정하는 기준값이 된다.

첫 번째 냉동 챔버 문이 열리자 영하 18도의 공기가 쏟아졌다. 챔버간 벽 두께는 일반 챔버(40∼50㎝)보다 두꺼운 60㎝로 설계해 외부 열기 유입을 막는다. 높이 8.5m 층고 아래 상품을 파렛트째 얹어둔 진열대가 일렬로 도열했다. 랙 사이사이 지난해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가 개발한 온ㆍ습도 관제 시스템‘로이스 온도(LoIS OnDo)’센서를 배치했다.

센서는 실시간으로 챔버 내 온도 변화를 측정한다. 이렇게 전국 물류센터의 상온, 냉장, 냉동 구역 온도를 수집해 본사 데이터 관리 센터로 모은다. 관제 화면에서 특정 센터를 고르면 실제 창고 도면 위에 수십, 수백 개 구역별 온도가 표시되고 시간대별 변화, 과거 데이터까지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상온 구역은 기상청 관측 값과 센터가 잰 실측 체감온도 가운데 높은 쪽을 기준으로 삼아 33도를 넘으면 주의, 35도를 넘으면 경고 단계로 올린다. 현장 온ㆍ습도계를 사람이 읽고 작업 진행 여부나 보관, 포장 방식 변경을 판단하던 체계를 본사 통합 관제로 옮긴 결과, 냉방기 고장처럼 상품을 급히 빼야 하는 상황에서도 대응이 즉시 이뤄진다. 해당 정보는 각 센터장은 물론 지사장, 상품을 맡긴 고객사에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유된다.

◆16km 걷던 작업자, 12km로 줄었다
냉장 챔버는 로이스 온도 체계에서 영상 5∼6도로 유지된다. 이곳에서는 주문에 맞춰 상품 피킹(Picking) 작업이 한창이었다. 저온 주문은 한 고객이 여러 품목을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서로 다른 상품을 한 상자에 담는 ‘이종합포’비중이 80%에 달한다. 온도 유지는 기본이고 피킹 작업 정확도와 시간이 배송 품질을 결정 짓는다.

CJ대한통운은 AI를 활용해 최적 동선을 계산해 작업자를 배치, 작업을 지시한다. 작업자는 동선에 맞춰 디지털 피킹 카트(DPC)를 밀고 다니며 상품을 피킹한다. 카트에 달린 태블릿 화면에는 담을 상품의 보관 위치와 수량이 주문 별로 표시된다. 작업자를 이를 확인하고 해당 파렛트랙 앞으로 이동한다.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는 소형 스캐너로 상품 바코드를 찍어 주문과 일치하는지 확인한 뒤 지정된 상자에 넣는 방식이다. 파렛트랙 사이 통로에서는 여러 작업자가 일하더라도 통로 오른편과 왼편으로 나눠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도록 지시해 서로 부딪히거나 동선이 꼬이는 구간이 사라졌다. CJ대한통운은 하루 1만 건 규모의 주문이 들어오면 작업자별 주문 배분, 공정별 물량 쏠림을 알고리즘으로 즉시 계산해 흐름을 조정한다.

표수현 안성B2C저온센터장은 “하루 8시간 작업하면 16~18㎞를 걸어다녔는데 알고리즘으로 개선해 12㎞ 수준으로 줄였다”며 “최소의 시간으로 최소의 거리를 이동하면서 최대의 주문량을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표수현 CJ대한통운 안성 B2C 저온센터장이 DPC 시연 중이다. /사진: CJ대한통운 제공

◆박스 속 빈 공간까지 계산
피킹을 마친 주문 상품은 어떤 상자에 담을지 정해진다. 과거에는 작업자가 임의로 상자를 선택했다면,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는 AI 박스 추천 시스템 ‘로이스 오팩’이 최적의 상자를 지시한다. 각종 주문 구성을 시뮬레이션해 가장 공간 낭비가 적은 포장 조합을 산출하면서 포장 공간은 36% 줄었다. 기성 박스를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자 상품에 맞춰 새 포장 규격까지 만들었다. 스티로폼(EPS) 포장재를 9종에서 14종으로 늘렸고 냉장과 냉동 합포장을 위한 EPS 분리박스도 도입했다.

포장을 마친 박스는 육안 검수를 거쳐 중량검수기를 통과한다. 기준 중량과 3%만 어긋나도 오류로 잡힌다. 현장에서 167g짜리 스마트폰을 박스에 넣자 곧바로 경고등이 켜지며 해당 박스가 정상 라인에서 빠졌다. 정상 통과한 박스는 내용물에 따라 AI가 계산한 최적 수량의 냉매재를 넣고 자동 테이핑과 라벨링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포장된 상자는 하차장으로 향한다. 화물차 접안 도크가 건물 내부에 있어 상품이 외부 열기에 노출되지 않는다. 여기서 출발한 상자들은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대전ㆍ양지 허브터미널 등 CJ대한통운의 주요 택배거점으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각 배송지로 분류돼 라스트마일 배송을 거치면 고객이 받아보게 된다.

윤철주 CJ대한통운 FT(Fulfillment & Terminal)본부장이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가 개발한 온ㆍ습도 관제 시스템‘로이스 온도(LoIS OnDo)’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문수아기자

◆112개 사업자가 함께 쓰는 오픈 플랫폼
이러한 방식으로 안성센터에서는 하루 세 차례 상품을 출고한다.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한다. 오전 11시까지 주문은 당일배송으로 처리한다. 새벽배송 마감은 8일부터 오후 10시로 한 시간 늘렸다. 익일배송률은 99.9%다.

네이버, CJ제일제당 더마켓, 스타벅스 등 대형 고객사부터 물류센터가 없는 개인 판매자까지 같은 챔버에서 같은 공정을 거쳐 고객에게 상품을 보낸다. 냉장, 냉동 풀필먼트가 필요한 기업과 개인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오픈 플랫폼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이커머스 플랫폼ㆍ자사몰 주문 데이터를 실시간 연동하는 ‘로이스 이플렉스(LoIS eFLEXs)’를 통해 프로모션 등으로 주문이 몰리는 시기에도 재고, 출고 상황을 파악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 곤지암에 콜드체인 풀필먼트센터를 추가하고 호남 등 지방 거점 센터 추가도 검토한다. CJ대한통운의 전국 풀필먼트센터는 지난 7월 말 235개, B2BㆍB2C 고객사는 2200여 곳으로 올해에만 400곳 가까이 늘었다.

윤철주 CJ대한통운 FT(Fulfillment & Terminal)본부장은 “상품과 유통채널이 다양해지면서 풀필먼트 역시 단순한 보관, 출고를 넘어 상품 특성에 맞는 물류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하느냐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대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