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청기의 두뇌가 만들어지는 곳”…WSA 싱가포르 R&D 허브를 가다

김수연 2026. 9. 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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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30도를 넘나드는 싱가포르의 무더위를 뚫고 찾아간 WSA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고층 빌딩과 대형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타이셍 스트리트에 자리한 이곳은글로벌 보청기 기업 WSA의 연구개발(R&D) 허브다.

WSA는 '타이셍18' 빌딩의 6~9층을 쓰고 있는데 전자기기인 보청기의 칩이 이곳에서 개발·생산되고 있었다.

8층 R&D센터에서는 보청기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시험하는 '챔버 테스트'가 각종 장치를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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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30도를 넘나드는 싱가포르의 무더위를 뚫고 찾아간 WSA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고층 빌딩과 대형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타이셍 스트리트에 자리한 이곳은글로벌 보청기 기업 WSA의 연구개발(R&D) 허브다.

WSA는 ‘타이셍18’ 빌딩의 6~9층을 쓰고 있는데 전자기기인 보청기의 칩이 이곳에서 개발·생산되고 있었다. 칩은 소리를 증폭시키는 핵심 부품이다. 그래서인지 ‘두뇌’를 개발·생산한다는 자부심이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8층 R&D센터에서는 보청기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시험하는 ‘챔버 테스트’가 각종 장치를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온도, 습도 챔버에서는 보청기가 땀이나 습기에 노출됐을 때에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시뮬레이션이 작동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옆에서는 방수·방진 등급(IP 등급) 검증을 위한 챔버 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휴대전화과 보청기 간 연결이 끊기지 않는지 살펴보는 블루투스 안테나 챔버 테스트 장치도 눈에 띈다. 휴대전화가 어느 방향에 있어도 연결되도록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또 다른 챔버에서는 안전성 검증을 위한 낙하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공중전화 부스 만한 실험실에서 석션으로 보청기를 바닥으로부터 150센티미터 높이에 이를 때까지 빨아들였다가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WSA 관계자는 “의료용 전기기기에 적용되는 IEC 60601 시리즈 국제표준이 요구하는 테스트 환경에 맞춰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방수는 내부적으로 IP 등급 68을 목표로 테스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광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게 ‘IP68 방수·방진 등급’인데, ‘6’은 먼지를 완벽하게 막아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8’은 수심 1.5미터에서 30분 동안 버틸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방수 능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이 건물에서 가장 조용한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소음 차단 챔버’에는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실험실을 정사각형 큐브로 설계했는데, 백색소음도 차단하기 위해 에어컨도 설치하지 않은 공간에서 보청기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실험실의 정 가운데 지점에는 360도로 돌아가도록 설계된 키마(인간모형)를 설치해 놓았다. 최적의 상황에서 소리의 방향성을 얼마나 잘 잡아내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건물 6층에서는 보청기에 들어가는 칩과 프로세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시끄러운 환경에 놓인 사용자가 어느 방향으로부터 소리가 들려오더라도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여기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품 조립라인에서는 정렬돼 있는 제품 부품들과 함께 각 테이블마다 놓인 현미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조립이 끝난 뒤에는 완제품 테스트 공정으로 이뤄진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에는 충천형 (C&G) ‘MaX’에 대한 테스팅이 이뤄지는 중이었다.

또 이곳에선 로봇팔이 테스트 타워를 오가며 부품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블루투스 테스트부터, 전자제품에 요구되는 각종 규격 테스트, 충전기술 테스트 등이 끝나면 로봇이 제품을 픽업해 다음 단계로 가져다 놓는다.

가스코팅 시설도 인상적이다. 칩의 표면에 얇고 균일한 보호막을 형성해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칩셋이 들어간 제품은 실제 사용자의 일상 속에서 여러 환경에 노출되게 되는데, 보청기가 제 역할을 하려면 사용자가 어떤 환경에 놓여있어도 내구성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생산 공정을 모두 마친 제품은 출고 직전 단계인 ‘패키징’을 거쳐 ‘웨어하우스’로 이동돼 출고 전 준비작업이뤄진다. 웨어하우스 앞쪽에는 일본으로 갈 물량이 놓여있었다. 그 안쪽으로 한국 선적을 기다리는 박스들이 쌓여있다는 게 WSA 관계자의 설명이다.

덴마크 링게에 본사를 둔 WSA는 140여년간 청각 솔루션(보청기) 한우물을 파 온 기업이다. 와이덱스·시그니아·렉스톤·오디오서비스·바이브(Vibe)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130개국에서 도매·소매·온라인·매니지드케어·진단솔루션 등 사업을 전개 중이다. 직원은 약 1만2000명에 달하며 매출은 (지난 회계연도 기준) 약 4조6300억원에 달한다.

WSA 싱가포르 아태지역본부에서 7일(현지시간) 조지 시아오 프로덕트 매니저(가운데)가 보청기 제품의 생산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WSA 생산직원들이 보청기의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WSA 제공


로봇이 테스트 타워를 오가며 보청기의 부품을 옮기고 있다. WSA 제공


WSA 연구원이 챔버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WSA 제공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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