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에너자이가 글로벌 셋톱박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에서 300만대 이상의 셋톱박스에 AI 모델을 공급한 경험을 앞세워 반도체 업체와 제조사(OEM), 통신사로 이어지는 해외 공급망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10일 에너자이는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방송·미디어 기술 전시회 ‘IBC 2026’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에너자이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셋톱박스처럼 연산 능력과 메모리가 제한된 기기에서도 AI를 구동할 수 있도록 모델을 경량화하고 연산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로 보내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가 주력 분야다.
이번 IBC에서는 셋톱박스에 적용한 AI 에이전트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브로드컴과 협력해 브로드컴 칩을 사용하는 프랑스 사젬콤과 국내 가온그룹 등 OEM 업체 부스에서 관련 기술을 시연한다.
인터넷 연결 없이 셋톱박스 내부에서 AI 모델을 구동하도록 한 것이 특징으로 영상 속 음성을 인식해 자막을 생성하고 다른 언어로 실시간 번역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KT 전시관에서는 자체 개발한 1.58비트 기반 17억개 매개변수(1.7B) 언어모델을 차량에 적용한 AI 에이전트도 공개한다. AI 모델을 낮은 비트 단위로 경량화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하드웨어에서도 생성형 AI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에너자이는 이미 국내에서 대규모 상용화 경험을 확보했다. 회사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셋톱박스 300만대 이상에 음성 명령을 인식·제어하는 AI 모델을 공급한 바 있다.
이외에도 반도체 업체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셋톱박스용 칩을 공급하는 브로드컴·시냅틱스와 각사 칩에서 에너자이의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IBC 폐막일인 14일에는 ‘RDK 글로벌 서밋’에서 브로드컴과 공동 발표에 나선다. 장한힘 에너자이 대표와 폴 콕스 브로드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시니어 디렉터가 커넥티드 홈에서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방법과 양사 협력 계획을 소개할 예정이다.
장한힘 에너자이 대표는 “셋톱박스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며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작동하는 초경량 AI 에이전트를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