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주식' 못 바꾸나"…中정부 제동에 부동산기업 채무조정 '비상'
'디폴트' 기업 채무조정 핵심…구조조정 계획 차질
中 부동산업계 174조 디폴트…기업 회생 불확실성 ↑
![중국 부동산 시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0/552779-26fvic8/20260910112613051zayg.jpg)
비구이위안(碧桂園) 등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한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최근 강제전환사채 발행이 당국에 의해 막히면서 부채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역외 부채를 줄이는 핵심 수단인 강제전환사채 발행이 막힐 경우 디폴트 규모만 174조원에 달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생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9일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디폴트 상태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강제전환사채 발행 관련 신고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중국 부동산 재벌 비구이위안, 위안양(시노오션) 등이 포함됐다.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말 발효된 역외 부채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130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의 역외 강제전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중 일부가 이미 발행된 가운데, 몇 주 전 증감회로부터 발행 신고를 접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감회는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와 규제 위반 등으로 부적격 디폴트 기업으로 분류된 점을 문제 삼았다. 시노오션도 역외 부채 구조조정 과정에서 강제전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역시 비슷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채권이 발행기업의 주식으로 전환되는 금융상품이다. 기업으로선 채무를 주식으로 바꿔 원금과 이자 부담을 낮추고 자본을 확충할 수 있어 재무구조 개선에 유리하다.
중국 부동산업계의 디폴트 규모가 약 1300억 달러(약 174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강제전환사채는 디폴트 업체들이 채무 부담을 덜고 회생을 모색할 수 있는 핵심적인 구조조정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비구이위안을 비롯해 위안양, 룽촹중궈(수낙차이나), 스마오, 쉬후이(CIFI), 룽광 등이 강제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채무 원금을 기존의 20~30% 수준으로 줄이는 방식의 부채 구조조정 과정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역외 강제전환사채를 발행할 때는 증감회의 사전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발행 후 신고만 하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증감회가 관련 신고 접수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여러 감독기관이 관여하는 상황에서 강제전환사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기업들이 기존 채무조정안의 실행은 물론 향후 새로운 구조조정안 마련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조치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될 경우 부동산 업체들은 만기 연장, 원금 감면, 기존 주주 또는 채권자에 대한 직접적인 주식 배정 등 다른 방식으로 선회해야 한다.
중국 부동산업체들의 회생 가능성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이미 채무조정에 들어간 업체들은 역외 채권자들과 거래 구조를 다시 협상해야 할 수 있다"며 "이는 구조조정 기간을 늘리고 채권자들의 회수율 기대를 낮춰 결과적으로 부동산업체들의 자금조달 여력과 경영 유연성도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정화이우 홍콩 밍쩌자본 수석 애널리스트는 홍콩 명보에 "블룸버그 보도가 사실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일부 중국 부동산업체의 채무조정 계획은 이미 진행 중이고 일부 채무의 주식 전환도 이뤄진 상황에서 감독당국이 갑자기 강제전환사채 발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정책의 큰 방향이 기업의 부실화를 막는 데 있는 만큼, 이번 사안이 일부 개별 사례에 그치기를 바란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기업들의 채무조정이 복잡해지는 등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