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을과 만난 성평등 “민주주의 탄탄해졌다” 

문준영 기자 2026. 9. 10. 10:5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 성평등마을사업단, 2026 성평등마을 만들기 사업 토론회 개최
9일 진행된 2026 제주 성평등마을 만들기 사업 토론회. ⓒ제주의소리

제주 성평등마을사업단(제주여민회·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제주YWCA)은 9일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에서 '마을에서 시작하는 성평등 공동체: 제주 성평등마을 실태분석과 전국 네트워킹을 통한 발전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2019년부터 추진해 온 제주 성평등마을 만들기 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돌아보고, 전국의 성평등마을 사례를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성평등 농촌공동체의 방향을 모색했다.

김이승현 성평등마을사업단장은 "여성은 이미 마을의 핵심 활동가이지만, 그 활동이 리더십과 의사결정 권한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성평등마을 만들기는 여성의 참여를 늘리는 것을 넘어 마을 속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를 통해 마을자치의 민주주의를 더 탄탄하게 가꾸어 나가는 일"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양희주 제주여민회 정책위원장(제주대 사회학과 박사수료), 김상애 연구자(성평등마을사업단)는 17개 참여 마을 중 10개 마을, 주민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성평등마을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았으며, 교육과 토론을 통해 성평등에 대한 인식, 마을 운영 속 여성의 역할에 변화가 나타났다. 남성 중심의 의사결정 관행을 재검토하고,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 성평등이 마을 민주주의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9일 진행된 2026 제주 성평등마을 만들기 사업 토론회. ⓒ제주의소리

성평등마을 만들기 사업은 성평등을 계기로 '누가 마을의 구성원인가',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마을자치의 문제를 다시 묻는 과정이다. 여성의 마을조직 참여가 확대되고, 세대주 중심의 의사결정 관행을 재검토하는 등 성평등이 마을 민주주의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어져 온 남성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와 관행, 여성의 활동을 봉사나 보조적인 역할로 바라보는 인식 등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참가자들은 실태조사에서 마을 성평등활동가 지정과 지원, 제주특별자치도 여성리더 육성과 지원 조례 개정,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수정·보완, 참여마을 인센티브 강화, 지속적인 실태조사와 성평등마을 추진체계 구축 등을 향후 과제로 제안했다. 마을의 규약(향약)과 의사결정 구조, 노동과 돌봄의 방식까지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문제의식이었다.

성평등마을사업단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제주에서 축적한 7년의 경험을 전국의 다양한 지역과 연결하고, 성평등마을규약의 확산과 여성의 마을 리더십 강화, 지역 간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성평등마을을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