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기획사와 테스트→가이드라인 제정"…K팝도 '저탄소 공연'으로 간다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2026. 9. 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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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공연 업계에서도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연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민관산학 협의체가 출범해, 업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탄소중립 공연 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한편, 협의체는 이번 탄소 배출 측정을 시작으로 공연 에너지 전환, 폐기물 감축·관리, 인센티브 설계 등을 논의하며 가이드라인의 구체적인 방향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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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탄소중립 공연 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국회 문체위 간사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가운데)이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와 함께 슬로건을 든 모습.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K팝 공연 업계에서도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연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민관산학 협의체가 출범해, 업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탄소중립 공연 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2021년 출범한 케이팝포플래닛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팝 아이돌과 지구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전 세계 K팝 팬 주도의 기후 운동 플랫폼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국회 문체위 이정문 간사 등 소속 의원들과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케이팝포플래닛이 공동 주최했다. 국회·정부·공연·행사 산업계·학계·시민사회가 공연 산업의 탄소중립 기준과 정책 방향을 '처음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개회사를 맡은 이정문 의원은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팬덤이 확대되며 공연 산업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라며 "실제 공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과 실천 방안을 마련할 때라는 점에서 이번 협의체 출범이 매우 뜻깊다"라고 말했다.

발제는 법무법인 세종 이지은 선임연구원이 맡았다. 이 연구원은 해외 투어와 국제 협업이 활발한 K-콘텐츠 산업에서 탄소 배출 측정·보고 역량은 시장 접근과 협업의 기반이 될 수 있기에, '탄소중립'을 일종의 규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과 브랜드 신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열기도 했던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는 탄소중립 공연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콜드플레이는 이전 투어 대비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는 성과도 냈다.

지난해 4월 열린 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 시작 전 재활용 팔찌의 도시별 회수율이 전광판에 나타난 모습. 김수정 기자


현장의 재생 전력 100% 운영을 실현한 영국의 '샴발라 페스티벌'도 예시로 소개됐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는 YG와 SM이 공연 탄소 배출량 측정에 나섰으나, 이를 더 다양한 공연과 행사로 확산할 공통 기준과 지원 체계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K팝의 저탄소 전환은 이미 시작됐고, 이제 필요한 것은 선도 기업의 실험을 산업 전체가 선택할 수 있는 운영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공통 산정기준과 측정 체계를 마련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뒷받침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사운드얼라이언스 한문규 대표는 친환경 공연을 추구하며 올해 첫선을 보인 '서스테이너블 웨이브 페스티벌'을 운영한 경험을 공유했다.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것은 막상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밝힌 한 대표는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며 감축을 꾀해야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실제 제작 방식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공통의 데이터 기준과 측정 도구, 현장과 기후 분야를 연결하는 전문적인 조정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내일의쓰임 조효진 대표는 블랙핑크(BLACKPINK) 등 K팝 콘서트의 탄소 배출량 측정 경험을 전했다. 관객 이동을 측정하고자 참여형 탄소 계산기를 운영했지만 예매처와 주최 측의 관객 고지 채널에 접근하기 어려운 까닭에 참여율이 10% 미만에 그쳤고, 무대·조명·음향·영상·특수효과 등 협력사와 공연장 시설의 데이터 역시 제공 의무가 없어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 김강 이사는 최근 투피엠(2PM) 콘서트에서 탄소발자국 산정을 위해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요청받는 등 업계의 측정⋅관리 움직임이 실제로 시작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연장마다 시설 구조와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달라 특정 공연의 에너지 사용량을 분리하기 어려운 만큼, 당장 데이터를 일률적으로 요구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측정 범위를 확대하고 계측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한국표준협회의 이동규 기후환경센터장은 공연 특성상 현장 실사에 한계가 있으니 사전 준비·실행·사후 정리 단계별 체크리스트와 데이터 수집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나아가 2008년 '저탄소형 녹색행사 가이드라인'의 취지를 계승하되 글로벌 기준을 반영해, 해외 투어와 글로벌 파트너십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8일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아이돌 그룹의 응원봉을 들고 기념 촬영한 모습.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지난 2023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연구를 시작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강훈 미래정책팀장은 "저탄소 중립 전환이라는 게 개별 기업이 담당하기엔 어려운 문제"라며 "다양한 주체가 협업해야 하기에 공공 인프라 조성이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3대 기획사(SM-하이브-JYP)와 함께 서울과 인천 지역 공연장 중심으로 베타 테스트 시범 측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팀장은 "계속 시범 측정을 통해 작년에 개발한 탄소 배출 계산기를 고도화할 예정이고, 고도화가 되면 가이드라인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음원과 음반 제작 관련한 탄소 배출 계산기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 김유미 문화미디어산업실 콘텐츠미디어산업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2023~2024년 콘텐츠 전 분야에 관해 콘진원을 통해 탄소 배출 계산기를 만들기는 했으나 현장에 바로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우선 언급했다.

김 과장은 "그 데이터를 통해서 산업의 현황이나 문제점 등을 알아보고 적용할 수 있는 분야와 감축 수준 정도를 확인하려고 한다. 이러한 실태를 바탕으로, 내년에 가이드라인을 업계와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케이팝포플래닛 이다연 캠페이너는 "K팝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음악으로 성장한 데는 팬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고, 팬으로서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제는 K팝이 기후 위기 대응에서도 앞장서 지속 가능한 공연의 기준을 제시하고, 글로벌 음악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협의체는 이번 탄소 배출 측정을 시작으로 공연 에너지 전환, 폐기물 감축·관리, 인센티브 설계 등을 논의하며 가이드라인의 구체적인 방향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의 자발적 참여를 이끄는 문체부의 공식 가이드라인 제정·보급을 뒷받침할 입법·제도적 진흥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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